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을 약 6천억원어치 추가로 사들이면서 국내 최대 디지털자산거래소 운영사를 둘러싼 금융권의 전략 투자 경쟁이 한층 뚜렷해졌다.
한화투자증권은 20일 공시를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두나무 주식 136만1천50주를 약 5천978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는 두나무 전체 지분의 3.90%에 해당한다. 취득 예정일은 6월 15일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율은 기존 5.94%에서 9.84%로 높아진다. 작년 말 기준으로 보면 최대주주인 송치형 의장 25.51%, 김형년 부회장 13.10%에 이어 3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투자의 배경으로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와 사업 시너지 확보를 제시했다. 회사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앞으로 단순히 매매를 중개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수탁(자산을 대신 보관·관리하는 서비스), 정산, 기관 대상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복합 금융 인프라 사업자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디지털자산 시장이 투기적 거래 중심에서 제도권형 금융 서비스로 넓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금융권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두나무는 업비트 운영사로, 국내 디지털자산거래소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진 사업자다. 전통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거래소 자체의 수익성뿐 아니라, 앞으로 제도 정비가 이뤄질 경우 디지털자산 보관, 결제, 기관 투자자 지원 같은 새 사업 기회를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손종민 한화투자증권 미래전략실 전무도 이번 추가 투자를 두고 회사의 디지털 금융 전환 전략을 다시 확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두나무를 향한 금융권의 관심은 한화투자증권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금융그룹도 지난 15일 하나은행을 통해 두나무 지분 228만4천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의 지분율은 6.55%가 된다. 전통 금융회사들이 디지털자산 플랫폼 기업과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것은, 앞으로 금융산업의 경쟁 무대가 은행·증권 같은 업권별 경계를 넘어 디지털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가상자산 제도화 속도와 기관 자금 유입 여부에 따라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