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메타플래닛 주역들, 태국 상장사 DV8 인수 추진

| 김서린

일본의 비트코인 중심 상장사로 '아시아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라 불리는 메타플래닛(Metaplanet Inc.)의 핵심 창립자들과 미국·홍콩·태국의 전략적 투자자들이 연합해 태국 상장사 DV8 퍼블릭 컴퍼니 리미티드(DV8 Public Company Limited)를 인수한다.

3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자발적 공개매수(Voluntary Tender Offer, VTO) 방식으로 진행되며, 메타플래닛 CEO 사이먼 게로비치(Simon Gerovich), 웹3 분야의 선도적 벤처캐피탈인 소라벤처스(Sora Ventures), 비트코인 투자 전문 운용사 UTXO 매니지먼트(UTXO Management), 태국 최대 대체자산 운용사 클리프캐피탈(Kliff Capital) 등으로 구성된 국제 연합체가 주도하고 있다.

이번 연합은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아시아 자본시장 전반에 비트코인 중심의 기업 전략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본(도쿄증권거래소), 홍콩(HKEX), 미국(나스닥)에 상장된 비트코인 기반 상장사들이 공동으로 태국 상장사 인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인수 주체 중 하나인 UTXO 매니지먼트는 2019년 타일러 에반스(Tyler Evans), 코인 마티어(Coyn Mateer), 데이비드 베일리(David Bailey) 등 BTC Inc. 창립자들이 설립한 비트코인 전문 투자사다. BTC Inc.는 세계적인 비트코인 전문 미디어 ‘비트코인 매거진’을 운영하고, 매년 대규모 ‘비트코인 콘퍼런스’를 주최하는 등 생태계 내에서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UTXO는 공공·비공공 시장 전반에서 비트코인 중심 투자 기회를 발굴해 왔다.

소라벤처스는 웹3 벤처 투자사로, 제이슨 팡(Jason Fang)이 설립했다. 그는 아시아 내 상장사들을 비트코인 재무 전략 기업으로 전환시키는 데 앞장선 인물로, 특히 웹3 미디어, 탈중앙 금융(DeFi), 탈중앙 과학(DeSci) 분야의 초기 프로젝트에 적극 투자해왔다. 현재까지 4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먼 게로비치 메타플래닛 CEO는 ‘아시아의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로 불리며, 메타플래닛을 비트코인 중심 상장사로 탈바꿈시킨 주역이다. 그는 메타플래닛을 통해 아시아권에서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촉진하며, 상장사 재무 전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태국의 클리프캐피탈은 전통 금융과 신경제를 연결하는 대체자산 운용사로, 골드만삭스 및 KKR 출신 금융전문가 애니 양(Annie Yang), 창업가 타낫 타나니빗(Tanat Tananivit), 가치투자 전문가이자 재무 전략가인 킵 티아비왓(Kip Tiaviwat) 박사 등이 공동 창립했다. 클리프는 전략적 기획과 혁신적 금융 구조 설계를 통해 기업가치 창출을 돕고 있다.

인수 연합에는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한다. 홍콩증권거래소 본판(HKSE:1723.HK)에 상장된 문(Moon Inc.)은 홍콩 내 선불 통신 서비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통신사와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문은 현재 소라벤처스와 UTXO 매니지먼트의 지원을 받아 디지털 자산을 기존 사업군에 접목시키는 중이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아시아스트래티지(AsiaStrategy, NASDAQ:SORA)는 미국 투자자들이 아시아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상장사에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업으로, 현재 문, 메타플래닛, DV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토스 그룹(Mythos Group)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강력한 기반을 둔 다전략 디지털 자산 투자사로, 초기 단계 암호화폐 스타트업 투자 외에도 비트코인 기반 기업 재무 전략, PIPE(사모 투자), 규제받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 등에 전략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단순한 경영권 확보를 넘어, 태국 자본시장에 비트코인 중심의 글로벌 전략을 이식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상장사 DV8이 아시아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새로운 허브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DV8은 태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으로, 구체적인 사업 영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비트코인을 핵심 자산으로 편입하는 등 경영 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번 인수는 글로벌 비트코인 생태계의 확장 전략이 국가·산업 경계를 넘나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