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 “월가는 오렌지색”… 비트코인, 퇴직연금 시장 진입 신호탄

| 서지우 기자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비트코인은 미래다”라는 메시지를 또 한 번 강조했다. 이번에는 그가 직접 제작한 AI 이미지와 함께 “월가(Wall Street)는 오렌지색”이라는 문구를 담은 트윗을 통해 비트코인의 도래를 강렬하게 암시했다. 이 트윗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기업의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비트코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한 행정명령을 서명한 직후에 공개돼 더욱 주목을 끈다.

세일러는 이번 트윗에서 자신이 고층 건물 옥상에서 월가를 내려다보는 모습을 담은 AI 이미지를 공유했다. 석양빛을 받으며 오렌지색으로 물든 맨해튼 도심은 비트코인을 상징하는 색을 자연스럽게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시대가 월가를 감쌀 것”이라는 그의 강력한 메시지로 읽힌다. 세일러는 이전부터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간주하며 기업의 주요 자산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의 이 같은 비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조치에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401(k)와 같은 기업 퇴직연금 계좌가 주식이나 채권뿐 아니라 부동산, 암호화폐 등의 고위험 자산에도 분산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비트코인(BTC)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진입을 공식화해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도 기관 투자자의 관성을 뒤흔들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마련한다. 기존에는 구조적으로 제한됐던 암호화폐 투자가 월가 중심의 자금 흐름에 본격 통합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세일러가 언급한 ‘오렌지색 월가’는 단순한 은유가 아닌 실제 경제 흐름의 방향성을 상징할 수 있다.

한편, 유명 경제 저자이자 투자자인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Kiyosaki)도 같은 날 “채권과 주식 시장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경고를 트위터에 올리며, 금·은·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특히 “다가올 대공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은 비트코인과 실물 자산뿐”이라며, 기존 금융체제의 한계를 비판했다. 기요사키는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말하는 ‘부를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정책 변화와 전문가들의 경고, 상징적 이미지와 발언이 맞물리며 비트코인은 다시 한 번 주류 금융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월가가 오렌지색으로 물들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