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조 원 증발…비트코인 12% 급락, 매크로 유동성 쇼크 '직격탄'

| 서지우 기자

긴축 유동성에 340조 증발…“암호화폐 붕괴 아닌 매크로 쇼크 탓”

지난 주말,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2,500억 달러(약 363조 3,750억 원)가 증발하며 급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시장 자체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미국의 유동성 경색이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이 동반 하락했지만,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발생한 자금 경색과 궤를 같이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매크로 투자 리서치사 GMI의 창업자 라울 팔(Raoul Pal)은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가격 급락은 시장 붕괴가 아닌, 미 달러 유동성 부족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며 “이는 장기 자산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기술주와 동조화…시장 붕괴 아냐

라울 팔은 비트코인의 최근 하락세가 미국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 주가와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독립적인 변동성을 지닌 ‘대체 자산’이 아니라,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받는 ‘금융 자산’임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내 자금 유동성이 해당 사이클에서 암호화폐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처럼 글로벌 유동성보다 미국 국내의 금융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역레포(Reverse Repo) 프로그램 종료, 미 재무부 일반계정(TGA) 재건, 부분적인 미 정부 셧다운 등의 이슈가 유동성을 급격히 줄였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를 포함한 고위험 자산으로의 자본 유입 여지가 약화된 셈이다.

비트코인 12% 급락, 시총도 340조 증발

실제 시장 지표도 유동성 부족의 충격을 방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주말 고점이었던 약 84,000달러(약 1억 2,207만 원)에서 약 76,000달러(약 1억 1,047만 원)까지 10% 이상 급락했으며, 일요일 오후에는 76,839달러(약 1억 1,176만 원)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일주일 전 대비 12.6% 하락한 수치로,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가 대비로는 약 39% 낮은 수준이다.

이더리움은 2,243달러(약 326만 원)까지 하락해 하루 동안 7% 이상 빠졌고, 고점 대비로는 54%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이로 인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3조 달러(약 4,360조 5,000억 원)에서 2.66조 달러(약 3,867조 3,100억 원)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주말 동안 25억 달러(약 3조 6,337억 원) 이상이 강제 청산됐으며, 목요일부터 누적 청산액은 54억 달러(약 7조 8,489억 원)를 넘겼다. 이와 함께 모든 파생상품 시장의 미결제 약정도 242억 달러(약 35조 1,547억 원)로 떨어지며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 보유자 ‘매집세’ 약해…반등 신호는 아직

온체인 데이터 역시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샌티먼트(Santiment)에 따르면 대형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2월 초 이후 약 1만 개의 비트코인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로의 순유입 또한 감소하면서 저가 매수세도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다.

단기 보유자들은 현재 평가손실 구간에 진입했으며, NUPL(미실현 손익) 지표도 ‘투매’ 국면에 진입했다. 다만 아직 과거 바닥권에서 나타나는 극단적 수치에는 미치지 못한 상태다.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장기 보유자들의 적극적인 매집 없이 진행되는 반등은 지속력을 갖기 어렵다”며 “현재의 하락은 유동성 쇼크에 따른 과도한 반응일 수 있지만, 단기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급락은 암호화폐 시장 특유의 리스크보다는, 미 연준의 정책 변화, 미중 무역갈등, 일본 국채 금리 상승, 중동 및 아시아의 지정학적 긴장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만든 글로벌 불확실성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거론된다.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전통 금융 시스템에 강하게 연동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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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하락은 암호화폐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라는 거시경제 이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미 연준의 유동성 회수, 정부 셧다운 우려, 역레포 프로그램 종료 등 복합적인 매크로 변수들이 가격 급락을 촉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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