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달러 증발… 비트코인 급락, '공포' 아닌 '달러 가뭄' 탓

| 서지우 기자

비트코인 급락 원인은 공포가 아닌 ‘달러 유동성 부족’…일부선 금으로 이전도

최근 비트코인(BTC)과 미국 기술주 동반 하락의 배경에 ‘공포 심리’보다는 미국 내 유동성 부족 현상이 핵심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말 사이 약 2,500억 달러(약 362조 8,250억 원)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증발한 가운데, 비트코인은 2025년 고점 대비 40% 이상 떨어졌다.

1일 비트코인 가격은 8만 달러(약 1억 1,610만 원) 아래로 밀려났고, 현재 7만 6,822달러(약 1억 1,161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매수세는 눈에 띄게 약화됐고, 기관 투자자 중심의 현물 ETF에서도 대규모 자금 유출이 관측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7만 3,000~7만 5,000달러 구간을 단기 지지선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기술주와 비트코인 동반 하락…위험자산 전반에 그림자 드리워

이번 조정은 암호화폐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 중심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주가도 비트코인과 함께 급락했다. 이런 동조 현상은 두 자산 모두 미래 성장 기대에 따라 움직인다는 공통점이 있기에 유동성이 줄어들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도 자금이 이동했다. 금 가격이 상승하는 동안, 일부 투자자들은 ‘한정된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금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은행 간 유동성 사정이 악화되면 헤지펀드는 레버리지를 줄이며 고위험 자산부터 정리하는 경향이 있다.

유동성 고갈, 트레이더 심리 흔들다

‘글로벌 매크로 인베스터(Global Macro Investor)’의 창업자 라울 팔(Raoul Pal)은 이번 하락장의 본질을 ‘미국 유동성 축소’에서 찾는다. 그는 “비트코인과 SaaS 주식으로 흘러갈 수 있었던 마진 유동성이 금으로 이동하면서 위험자산의 자금줄이 말랐다”고 설명했다.

라울 팔은 단기적인 유동성 축소 요인으로 미국 재무부 일반계좌(TGA) 재건,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역레포(RRP) 잔고 감소 등을 꼽는다. 이 같은 변화들은 시장에 ‘위기’라는 뚜렷한 신호 없이도 전반적인 유동성을 빠져나가게 만든다. 그는 “유동성은 타격을 줄 때 조용히 빠져나간다"며 “유동성 고갈이 미래 현금흐름 기반 자산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연준 인선 불확실성도 시장에 부담

시장 일각에서는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될 것이란 보도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그는 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급증했다.

반면, 라울 팔은 이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기조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기울어 있다"며 “워시도 결국 그 흐름에 순응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엔 여전히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감돈다.

단기 불안 지속되나, 유동성 회복 여부가 관건

현재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은 불안정하며 반등 시도도 짧게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회복이 시장 안정의 핵심 열쇠라고 본다. 자금 흐름이 다시 원활해지면, 고점에서 이탈한 투자자들이 7만 달러 초반 가격대에서 재진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 내 위험 선호는 종종 지표보다 먼저 회복 조짐을 보인다. 그러나 그 전제는 명확하다. 다시 ‘달러’가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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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 급락의 본질이 '공포 탐지기'가 아니라 '달러 유동성'이었다는 분석은, 단기 등락에 흔들리지 않는 거시적 관점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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