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며 ‘컴플라이언스 논란’ 정면 돌파에 나섰다. 제재 대상 자금이 거래소를 통과했고, 이를 문제 삼은 직원들이 해고됐다는 보도에 대해 “악의적이고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법적 대응 카드를 꺼낸 것이다.
바이낸스는 수요일 WSJ 보도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WSJ는 지난 2월 바이낸스 내부에서 제재 대상(제재 회피 의심)과 연관된 암호화폐 약 17억달러가 플랫폼을 통해 흘러간 정황을 적발했고, 이후 회사가 관련 직원을 해고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17억달러는 원·달러 환율 1달러=1477.40원을 적용하면 약 2조5110억원 규모다.
DL뉴스가 확인한 소장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WSJ가 해당 보도를 ‘증오’와 ‘악의(ill will)’를 갖고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쟁 매체보다 먼저 내보내기 위해 자극적인 ‘클릭베이트(clickbait) 버전’으로 서둘러 내보냈다고도 적었다. 바이낸스는 배심원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WSJ 모회사 다우존스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번 소송은 바이낸스를 둘러싼 제재 회피 의혹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WSJ뿐 아니라 포춘, 뉴욕타임스 등도 2월 비슷한 취지의 보도를 내며, 바이낸스에서 약 1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이란과 연결된 제재 대상 주체로 흘러갔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거론된 조직에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예멘 후티 반군 등이 포함됐다.
바이낸스는 해당 보도들이 제시한 ‘사실관계’ 자체를 부인해 왔다. DL뉴스에 따르면 바이낸스 측은 포춘이나 뉴욕타임스를 상대로는 유사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을 피했다.
논란은 사법당국 이슈로도 번지고 있다. WSJ는 같은 날 미 법무부가 이란이 바이낸스를 활용해 제재를 회피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조사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항상 그렇듯 규제당국 및 법 집행기관과 협력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쟁은 바이낸스가 2023년 미 당국과 맺은 43억달러 합의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당시 바이낸스는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체계가 미흡했다는 혐의로 거액의 합의금을 냈고, 창펑 자오(Changpeng Zhao) 당시 최고경영자(CEO)는 유죄를 인정했다. 자오는 합의에 따라 CEO에서 물러났고, 2024년 4개월간 수감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이후 컴플라이언스(준법) 강화의 일환으로 독립된 외부 감시인 2명의 감독을 받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올해 들어 제재 대상 주체가 바이낸스를 통해 자금을 이동시켰다는 보도가 반복되면서 “개선이 충분했느냐”는 의문이 재점화됐다.
미 상원에서도 압박 수위가 올라갔다. WSJ·포춘·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해 리처드 블루먼솔(Richard Blumenthal) 상원의원은 2월 바이낸스를 “상습 위반자(repeat offender)”라고 비판하며 상원 조사 착수를 공식화했다. 그는 “바이낸스는 이란 정권과 테러 대리 세력이 국제 제재, 자금세탁방지 통제, 은행 규제를 우회하는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암호화폐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 법무팀은 블루먼솔 의원의 문제 제기가 의존한 보도가 “명백히 거짓이며” 여러 핵심 부분에서 “명예훼손적(defamatory)”이라고 반박했다.
소장에서 바이낸스는 “보도와 달리 컴플라이언스 팀이 해체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제재 대상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이용자들은 플랫폼에서 제거했으며, 문제로 지목된 직원 해고는 ‘준법 활동’ 때문이 아니라 데이터 보호 및 기밀 유지 정책을 위반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바이낸스는 취재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WSJ가 27개 질문 목록을 보내면서 답변 기한을 비현실적으로 짧게 설정했고, 실제로 답변했음에도 기자들이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소장에는 “추후 정정이나 업데이트를 해주겠다”는 WSJ의 제안이 오히려 ‘먼저 쏘고 나중에 묻는(shoot first, ask questions later)’ 방식의 취재 관행을 보여준다고 적시됐다.
이번 소송은 바이낸스가 ‘컴플라이언스 논란’의 프레임 자체를 법정에서 뒤집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미 사법당국의 조사 보도와 상원 차원의 압박까지 맞물린 만큼, 소송 결과와 별개로 바이낸스의 준법 체계가 실제로 어디까지 강화됐는지에 대한 시장의 검증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 바이낸스가 WSJ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에 나서며 ‘제재 회피·컴플라이언스’ 프레임을 법정에서 정면 반박하는 국면
- 2023년 미 당국과의 43억달러 합의(AML/CFT 미흡 인정) 이후에도 유사 의혹 보도가 반복되면서 “개선의 실효성”에 대한 시장 신뢰가 다시 시험대
- 소송과 별개로 미 법무부 조사 보도, 미 상원의 조사 착수 등 규제·사법 리스크가 동시 전개되어 거래소 평판/유동성/기관 거래에 부담 요인
💡 전략 포인트
- 단기: ‘소송 결과’보다도 규제기관(법무부·상원) 이슈의 전개가 변동성 트리거가 될 수 있어 헤드라인 리스크 관리가 핵심
- 중기: 바이낸스의 독립 감시인 체계, 제재 스크리닝·트래블룰·의심거래 모니터링 등 컴플라이언스 성과 지표 공개 여부가 신뢰 회복의 관건
- 투자자/이용자 관점 점검: 거래소 리스크 분산(복수 거래소·자기수탁), 출금/입금 정책 변화, 특정 지역·토큰의 규제 민감도 상시 확인
📘 용어정리
- 컴플라이언스(준법): 규제·법률(제재, AML/CFT 등) 준수를 위한 내부 통제 체계
- AML/CFT: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방지(CFT) 규정 및 모니터링 체계
- 제재(Sanctions): 특정 국가·단체·개인과의 금융 거래를 제한하는 국제/국가 단위 규제
- 명예훼손(Defamation): 허위 또는 악의적 주장으로 평판을 훼손했다는 법적 주장
- 클릭베이트(Clickbait): 과장·자극적 표현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콘텐츠 방식
Q.
바이낸스가 WSJ를 고소한 핵심 이유는 무엇인가요?
WSJ가 ‘제재 대상(제재 회피 의심)과 연관된 약 17억달러 규모 자금이 바이낸스를 통과했고, 이를 문제 삼은 직원들이 해고됐다’고 보도한 내용을 바이낸스가 사실과 다르고 악의적이라고 판단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바이낸스는 해고가 준법 문제 제기 때문이 아니라 기밀·데이터 보호 정책 위반 때문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Q.
이번 논란이 2023년 ‘43억달러 합의’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바이낸스는 2023년 미국 당국과 AML/CFT 체계 미흡 문제로 43억달러에 합의했고, 당시 CEO 창펑 자오가 유죄를 인정하며 물러났습니다. 이후 준법 강화를 약속했는데도 올해 들어 제재 대상 관련 자금 흐름 의혹 보도가 반복되면서 “합의 이후 개선이 충분했는가”가 다시 쟁점이 됐습니다.
Q.
이용자/투자자는 무엇을 체크해야 하나요?
소송 결과와 별개로 규제·수사 이슈는 거래소 서비스(입출금, 특정 국가·자산 취급, KYC/출금 심사 강화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소 리스크 분산(복수 거래소 활용, 자기수탁 지갑 병행), 공지사항(정책 변경/출금 지연), 규제기관 발표 및 상원 조사 진행 상황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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