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7억5,000만달러 되사들인 리플…기업가치 500억달러 부각

| 민태윤 기자

XRP(XRP) 가격이 고점 대비 60% 넘게 밀리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지만, 리플(Ripple) 본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오히려 ‘강해지는 체력’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직원과 기존 주주의 지분을 대규모로 되사들이는 거래가 전해지면서 리플의 기업가치가 500억달러(약 74조6,550억원) 안팎으로 거론됐고, 이는 스테이블코인 강자 서클(Circle)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리플은 직원·주주 지분을 7억5,000만달러(약 1조1,198억원)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500억달러 밸류에이션을 확인받았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토큰 가격 대신 기업의 ‘현금 동원력’과 확장 전략이 부각된 배경이다. 스테이블코인 스타트업 다리카랩스(Darika Labs)의 그레구아르 르 쥔(Gregoire le Jeune) CEO는 리플이 “서클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풍부한 재무 여력과 실행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테더(Tether)와의 비교 구도 속에서 리플이 ‘가성비’ 관점의 인식도 함께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미디어들도 최근 리플을 ‘XRP 발행사’가 아니라 기관 중심 디지털 자산 인프라 플레이어로 재정의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법적 분쟁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된 이후, 리플이 XRP와의 구조적 분리를 한층 강화하면서 인수합병(M&A)로 프라임 브로커리지, 수탁, 결제 레일,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묶는 플랫폼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플 프라임’ 중심으로 인프라 확장…M&A에 25억달러 투입

리플의 확장 속도를 보여주는 대목은 ‘리플 프라임(Ripple Prime)’으로 불리는 기관 대상 사업군이다. 리플은 지난해에만 약 25억달러(약 3조7,327억원)를 들여 중소형 업체들을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라임 브로커리지 히든로드(Hidden Road),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레일(Rail), 트레저리 관리사 지트레저리(GTreasury), 가상자산 수탁사 팰리세이드(Palisade) 등이 이 축에 편입됐다.

이 같은 M&A는 단순히 제품 라인업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운영에 필요한 규제 라이선스와 인허가를 함께 끌어오는 전략으로 읽힌다. 리플은 전 세계에서 75개 이상의 라이선스 및 등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 공략이 두드러지는데, 올해 들어서도 호주 기업 2곳을 추가로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고, 피오나 머리(Fiona Murray) 리플 아시아태평양 총괄(MD)은 호주를 ‘핵심 시장’으로 지목해왔다.

시장 환경도 리플의 ‘기관 인프라’ 행보에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2026년 초 크립토 시장은 비트코인 변동성, 금리 경로, 규제 이슈가 맞물리며 약세 심리가 강해졌고, XRP는 1.4달러 수준에서 고점 대비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규제 명확화 추세 속에서 기관·핀테크의 디지털 자산 인프라 수요가 커지면서, 리플처럼 라이선스 기반의 서비스 확장에 집중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21셰어스(21shares)의 글로벌 리서치 총괄이자 벤처 파트너인 엘리에제르 은딩가(Eliézer Ndinga)는 리플이 자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자매 회사’들을 거느리며 디지털커런시그룹(DCG) 같은 복합 기업 형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인수가 그 연장선이라는 설명이다.

밸류에이션의 빈칸은 ‘매출’…XRP 의존도는 여전히 쟁점

다만 기업가치 500억달러라는 숫자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직원과 투자자 지분을 거의 10억달러 규모로 사들였다는 정황은 현금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외부에서 확인 가능한 매출 지표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밸류에이션 논쟁을 키운다.

은딩가는 밸류에이션을 가늠할 대체 지표로 총매출(gross revenue)을 들면서도, 현재로선 리플의 가치 평가를 뒷받침할 만큼의 공개 지표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리플이 법적 분쟁 종료 이후 ‘XRP와 분리된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토큰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효과와 회사 매출을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불확실성으로 남는다.

리플의 재무 기반을 둘러싼 힌트는 과거 공시에서 일부 확인된다. 리플의 재무 금고는 2024년 3월 기준 275억달러(약 41조688억원)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에스크로(Escrow·잠금) 형태로 보관돼 시장 유통을 제한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리플은 2025년 5월 이후 XRP 보유량 공개를 중단해, 토큰 관련 정보의 투명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결국 시장의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리플의 현재 밸류에이션이 ‘인프라 기업’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에 근거한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XRP(XRP)와 연결된 수익 구조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인지다. 글로벌 라이선스 확대와 기관 대상 사업 확장은 리플의 존재감을 키우는 재료지만, 구체적인 매출과 수익성 지표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대와 실체 사이 간극이 논쟁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 리플이 직원·주주 보유 지분 7억5,000만달러(약 1조 원 내외)를 되사들이며, 시장에서 기업가치 약 500억달러 수준이 재부각됨

- XRP 가격 조정 국면에서도 기업 차원의 재무·지분 전략과 인프라 확장 행보는 분리되어 진행되는 흐름을 시사

- 토큰(시장가격) 변동성과 기업(리플)의 사업가치·현금흐름 기대가 동시에 평가되는 ‘크립토 기업’ 특성이 드러남

💡 전략 포인트

- 지분 재매입은 ‘외부 투자 유치/상장’보다 내부 가치 방어 및 주주구성 정리를 택했음을 시사: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기준점(프라이싱 앵커) 역할

- 리플프라임 중심의 프라임 브로커리지·수탁·결제 인프라 확장과 25억달러 규모 M&A는 기관용 디지털자산 인프라(거래-보관-결제) 수직통합 강화 포인트

- 투자자 관점 체크리스트: (1) 인수합병 집행 속도와 통합 성과 (2) 기관 파트너십 확대 (3) 결제/수탁 매출 기여도 (4) XRP 생태계와 기업 사업의 시너지 가시화

📘 용어정리

- 지분 재매입(Buyback): 회사가 기존 주주/직원 보유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행위로, 기업가치 방어·지분구조 정리·주주환원 효과가 있음

- 프라임 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 기관 고객에게 거래 실행, 대차/레버리지, 청산, 리스크 관리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중개 서비스

- 수탁(Custody): 디지털자산을 안전하게 보관·관리하는 서비스로, 기관 투자자 진입의 핵심 인프라

- M&A: 인수합병. 신규 시장 진입, 기술/고객 기반 확보, 인프라 확장을 빠르게 달성하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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