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달러 스왑, 3만6000달러로 붕괴…MEV·슬리피지 리스크 드러났다

| 서도윤 기자

5,000만달러 스왑이 3만6,000달러로…온체인 ‘체결 리스크’가 드러난 한 블록

이더리움(ETH) 메인넷에서 5,000만달러 규모의 테더(USDT) 관련 스왑이 단일 트랜잭션으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최종 수령액이 3만6,000달러 상당의 에이브(AAVE)로 쪼그라드는 사고가 발생했다. 디파이(DeFi)에서 ‘슬리피지(Slippage)’가 대형 주문에 어떤 수준의 충격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공개 멤풀 환경에서 MEV(최대추출가치)가 어떻게 거래 가치를 흡수하는지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사건은 2026년 3월 12일 이더리움 블록 24,643,151에서 일어났다. 사용자는 에이브(AAVE) 인터페이스를 통해 약 5,043만달러 규모의 aEthUSDT(Aave V3 예치 USDT의 이자 발생형 aToken)를 정리하며 AAVE로 전환하려 했지만, 스왑 경로가 초저유동성 풀로 흘러 들어가면서 사실상 ‘99.9% 가격 충격’이 현실화됐다. 국제 주요 매체들은 이번 일을 대형 주문 집행 실패와 MEV 봇 공격이 맞물린 대표적 케이스로 다루고 있다.

Aave V3→CoW→유니스왑→스시스왑…경로는 정교했지만 결말은 ‘얕은 유동성’

거래는 겉보기처럼 단순히 “USDT로 AAVE를 매수”한 구조가 아니다. 출발점은 Aave V3에서 aEthUSDT를 상환해 기초 자산인 USDT를 회수하는 단계였고, 이후 체결은 CoW 프로토콜을 통해 외부 DEX 유동성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CoW 프로토콜은 ‘솔버(solver)’로 불리는 외부 실행 주체가 복수 거래소의 유동성·가격을 비교해 주문을 채우는 구조를 갖는다.

온체인 기록상 해당 트랜잭션은 Aave V3 상환으로 풀린 USDT가 유니스왑 V3에서 먼저 WETH로 바뀌고, 이어 스시스왑에서 WETH/AAVE 풀을 통해 AAVE로 최종 교환되는 흐름을 탔다. 문제는 마지막 구간이었다. 스시스왑의 WETH/AAVE 풀이 당시 7만~7만5,000달러 수준의 얕은 유동성만 보유한 상태였는데, 3,700만달러대 규모로 바뀐 WETH가 여기에 유입되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왜곡’됐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331 AAVE, 달러 기준 약 3만6,000달러를 받는 데 그쳤다. 거래 과정에서 AAVE의 온체인 가격은 약 118달러 수준에서 순간적으로 30만달러대까지 치솟는 비정상적인 캔들이 관측됐다. 대형 주문과 얕은 풀이라는 조합이 자동화 마켓메이커(AMM)에서 어떤 체결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MEV 샌드위치가 손실을 키웠다…‘증발’이 아니라 블록 안에서 재분배

이번 사건을 ‘체결 사고’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같은 블록에서 MEV 봇이 샌드위치 공격을 구성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MEV는 공개 멤풀에서 대기 중인 트랜잭션을 감시한 뒤, 예측 가능한 대형 주문 앞뒤로 프런트런(선행)·백런(후행) 거래를 끼워 넣어 차익을 확보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분석에 따르면 MEV 봇은 플래시론을 활용해 대규모 WETH를 조달한 뒤 AAVE를 선매수해 가격을 끌어올렸고, 사용자의 거래가 극단적으로 불리한 조건으로 체결된 직후 되팔아 이익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봇뿐 아니라 트랜잭션 정렬을 맡은 블록 빌더에게도 배분됐는데, 타이탄 빌더(Titan Builder)가 상당한 규모의 보상을 가져간 것으로 관측됐다.

핵심은 ‘5,000만달러가 사라졌다’기보다, 공개 멤풀·MEV 경쟁 구도 속에서 거래 가치가 블록 내부의 다른 참여자에게 이동했다는 점이다. 대형 주문이 취약한 유동성 구간을 통과할 때 슬리피지가 커지고, 그 순간을 MEV가 파고들면 손실 체감은 훨씬 더 커진다.

Aave·CoW의 설명 엇갈림…경고 수락과 라우팅 검증 실패가 맞물렸다

사후 해석을 두고 책임의 초점은 ‘취약점’이 아니라 ‘집행 과정’으로 모인다. 에이브(AAVE) 측은 포스트모템에서 당시 인터페이스에 ‘99.9% 가격 충격’ 경고가 표시됐고 사용자가 이를 수락한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동성 부족 상황에서 사용자가 위험을 인지한 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국제 보도에서는 모바일 환경에서 경고가 상대적으로 쉽게 ‘무시’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CoW 프로토콜 쪽 분석은 라우팅 과정의 복합적 실패를 지적한다. 견적 검증 로직이 ‘stale gas ceiling(오래된 가스 상한)’ 조건에 걸려 더 유리한 대안 경로가 배제됐고, 결과적으로 솔버가 초저유동성 스시스왑 풀로 주문을 투입하는 결론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퍼미션리스(무허가) 구조의 디파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거래를 강제 차단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처럼 규모가 큰 주문이 단일 트랜잭션으로 실행될 때 UX 경고만으로 방어가 충분한지 의문이 커졌다.

업계 반응…“유동성이 최선의 보호”, ‘Aave Shield’ 같은 가드레일 확산

글로벌 커뮤니티에서는 ‘유동성 파편화’와 ‘MEV 경쟁 심화’가 겹친 국면에서 대형 주문이 얼마나 취약한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 자오(Changpeng Zhao)는 “유동성이 최선의 사용자 보호”라는 취지로 언급하며, 깊은 시장이 곧 체결 안정성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에이브 창립자 스타니 쿨레초프(Stani Kulechov)는 논란이 된 거래와 관련해 약 60만달러 수준의 수수료 환불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에이브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 충격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신규 보호 기능 ‘Aave Shield’(예: 25% 이상 가격 충격 자동 차단)를 긍정적으로 검토·강화하는 흐름이다. 디파이 집행 품질을 끌어올리는 장치가 표준 기능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시사점…대형 스왑은 ‘분할 집행’이 기본, 라우터는 ‘시장 깊이’를 먼저 본다

이번 사건은 해킹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디파이에서 대형 주문을 어떻게 집행하느냐, 라우터가 유동성의 ‘깊이’를 어떻게 검증하느냐, 그리고 MEV 환경을 어떻게 회피하느냐가 손익을 갈라놓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6년 3월 초 이더리움(ETH) 생태계는 TVL 증가에도 유동성이 파편화된 풀들이 남아 있고 MEV 경쟁도 치열해, 대형 거래의 가격 충격 위험이 높아진 상태였다. 에이브가 직전 오라클 가격 오류로 2,700만달러 규모 청산 이슈를 겪은 바 있다는 점도 시장의 경계심을 키웠다.

교훈은 비교적 명확하다. 5,000만달러급 스왑은 TWAP(시간가중평균가격)처럼 주문을 ‘분할 집행’해 가격 충격과 MEV 노출을 줄이는 접근이 사실상 필수에 가깝다. 라우팅 로직 역시 단순 최적가 탐색을 넘어, 주문 크기 대비 풀 유동성이 일정 기준 이하이면 경로에서 제외하거나 자동 분할하도록 ‘깊이 기반 필터’를 장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개 멤풀에서는 샌드위치 공격이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프라이빗/보호 실행 채널과 MEV 인지형 라우팅 옵션 수요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에이브(AAVE) 스왑 사고는 디파이 시장이 커질수록 ‘접근성’만큼 ‘집행 품질’이 경쟁력이 된다는 점을 환기한다. 유동성 파편화가 지속되는 한, 대형 자금의 유입은 더 강한 가드레일과 표준화된 보호 옵션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 이더리움(ETH) 디파이 환경에서 5,000만달러 규모의 대형 스왑이 얕은 유동성 구간을 통과하며 가격이 급격히 불리하게 체결됨

- MEV(채굴/검증자 추출 가치) 개입과 슬리피지 허용치 설정이 결합될 경우, 대형 주문은 ‘정상 체결’이어도 결과적으로 자산 가치가 붕괴할 수 있음을 시사

- 유니스왑/스시스왑 등 AMM 기반 DEX에서 유동성 깊이 확인 없이 단일 트랜잭션으로 밀어 넣는 집행은 구조적으로 취약

💡 전략 포인트

- 대형 스왑 전 체크리스트: (1) 풀별 유동성 깊이/가격영향(Price Impact) (2) 슬리피지 설정값 (3) 라우팅(멀티풀 분산) (4) 실행 시간대 및 MEV 위험도 점검

- MEV 회피 설계 활용: 프라이빗 트랜잭션(프라이빗 릴레이/번들) 또는 MEV 보호 라우터를 통해 공개 멤풀 노출을 줄이는 방식 검토

- 주문 쪼개기/분할 집행: 한 번에 체결하지 말고 여러 트랜잭션으로 나누거나 TWAP 성격의 분할로 가격 충격을 완화

📘 용어정리

- 슬리피지(Slippage): 주문 제출 시점과 실제 체결 시점의 가격 차이(허용치가 높을수록 불리한 가격에도 체결될 가능성 증가)

- MEV: 트랜잭션 순서를 재배열하거나 끼워 넣어 차익을 얻는 행위/가치(샌드위치 공격 등이 대표적)

- 유동성(깊이): 특정 가격 구간에서 얼마나 많은 물량이 매수/매도될 수 있는지의 두께(얕을수록 대형 주문에 가격이 크게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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