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으로 징수하려는 배경에는 급성장한 자국 ‘가상자산 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제재 회피와 외환 방어 수단이라는 실용적 필요가 맞물리며 시장 영향력도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체이널리시스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란의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78억달러(약 11조5000억원)로 추산된다. 2022년 약 30억달러 수준에서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를 웃도는 규모다.
이 같은 성장은 서방의 제재, 리알화 가치 급락, 군사적 긴장 고조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됐다. 기존 금융망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국경 간 거래가 쉬운 가상자산이 ‘대체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이란 정부는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이를 가상자산으로 받겠다는 방침이다. 이란 석유·가스 업계 관계자 하미드 호세이니는 “배럴당 1달러 수준의 통행료를 가상자산으로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융 제재로 인한 자금 동결이나 추적 위험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가상자산은 거래 속도가 빠르고 중간 통제 없이 이전이 가능해 ‘제재 우회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체이널리시스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관련 세력이 전체 가상자산 활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무기 및 물자 조달에도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이란 중앙은행은 약 5억700만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테더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제 무역 결제와 통화 방어 수단으로 쓰이는 등 ‘디지털 달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가상자산 확산은 정부뿐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리알화 가치 붕괴 속에서 비트코인은 자산 보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 2월 말 미-이란 충돌 직후, 이란 내 거래소에서 약 1030만달러(약 152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개인 지갑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산 압류나 인터넷 차단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유조선 통행료를 가상자산으로 받는 방식이 실제로 원활히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해운회사들이 짧은 시간 안에 대규모 가상자산을 확보하고 결제까지 완료하는 데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해킹 등 보안 문제도 변수다. 2025년에는 이란 최대 거래소 노비텍스가 약 9000만달러 규모 해킹을 겪으며 시장 신뢰가 흔들린 바 있다.
가상자산 시장 확대와 함께 국가 단위 활용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이번 시도는 ‘제재 환경에서의 크립토 활용’이라는 실험적 모델로 평가된다. 다만 제도·인프라 한계가 여전한 만큼 실제 정착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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