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수익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 구조는 여전히 거래 수수료에 거의 전적으로 기대는 형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활황일 때는 거래가 늘면서 실적이 빠르게 좋아지지만, 반대로 투자 심리가 식으면 매출과 이익이 함께 크게 흔들리는 구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두나무와 빗썸 매출에서 수수료 수입이 차지한 비중은 각각 97.49%, 99.99%였다. 사실상 두 회사 매출 대부분이 투자자들의 매매 수수료에서 나온 셈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주식시장과 비슷하게 이용자가 자산을 사고팔 때마다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데, 이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거래 규모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1분기에는 이런 취약한 수익 구조가 실적으로 그대로 드러났다. 두나무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54.6% 줄어든 2천346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77.8% 감소한 880억원, 순이익은 78.3% 줄어든 695억원으로 집계됐다. 빗썸도 매출이 57.6% 감소한 825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95.8% 줄어든 2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서 86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두 회사는 모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과 그에 따른 가상자산 거래량 감소를 실적 악화의 주된 배경으로 설명했다.
거래소들도 이런 한계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두나무는 지난해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기와체인을 구축하고, 하나금융그룹·포스코인터내셔널과 금융 인프라 분야 협력을 추진해 왔다. 또 종속기업을 통해 중고 명품시계 중개 플랫폼 바이버, 디지털 악보 플랫폼 엠피에이지 같은 비가상자산 분야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빗썸 역시 거래소 수수료 외에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로부터 시세 조회 수수료를 받는 등 기타 매출원을 넓히고 있고, 최근에는 베트남 SSI증권의 자회사 SSID와 현지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으며 해외 진출 가능성도 타진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시도가 아직 본격적인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결국 국내 거래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유지되다 보니 거래소가 거래량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가 넓어질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수수료 중심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면 시장 침체 때마다 실적 변동성이 반복될 수 있고, 반대로 제도 정비와 신규 사업 안착이 이뤄지면 거래소의 수익 기반도 한층 안정될 여지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