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중동 정세 불안이 겹치며 큰 폭으로 흔들렸지만, 주 후반 들어 위험 요인이 일부 완화되면서 코스피가 7,800선을 회복하는 반등세로 한 주를 마쳤다.
24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22일 7,847.71로 거래를 마감해 전주보다 354.53포인트, 4.73% 올랐다. 다만 주간 흐름은 상승 일변도가 아니었다. 코스피는 15일 장중 8,046.78까지 오르며 처음으로 8,000선을 찍은 뒤 곧바로 급락세로 돌아섰고, 20일에는 장중 7,053.84까지 밀리며 7,000선 붕괴 우려까지 나왔다. 이달 초 7,000선을 돌파한 뒤 불과 9일 만에 8,000선까지 치솟는 과정에서 시장 과열 부담이 이미 커진 상태였는데, 여기에 미국 국채금리가 주요 심리 저항선을 한꺼번에 넘어서자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빠르게 확산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고,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질 수 있어 증시에 부담이 된다.
이번 변동성의 핵심 배경에는 중동 정세와 미국 채권시장이 있었다. 미국 국채 2년물 4.0%, 10년물 4.5%, 30년물 5.0%는 시장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수준인데, 지난 15일에는 모든 만기 구간에서 이 기준을 웃돌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0일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동 갈등이 더 번지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자 국제유가와 채권금리가 다소 진정됐고, 뉴욕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반등한 흐름이 한국 시장에도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임금협상에 잠정합의하면서 대형 기술주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한층 줄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여전히 부담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선 이달 7일 이후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역대 최장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4조4천9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7조9천389억원, 6조3천14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주간 기준으로 SK하이닉스 5조3천465억원, 삼성전자 5조2천778억원 등을 많이 팔았고, 두산로보틱스 3천698억원, 삼성에스디아이 1천490억원 등은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시장 불안 수준을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는 한때 82.23까지 치솟았지만 22일에는 66.97로 내려와 급한 불은 다소 꺼진 모습이다. 코스닥은 1,161.13으로 한 주를 마감해 전주보다 31.31포인트, 2.77% 올랐고, 22일에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출시 직후 완판되면서 중소형 성장주에 대한 자금 유입 기대도 커졌다.
이번 주 시장의 초점은 다시 미국 물가와 금리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22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0.58% 오르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37%, 0.19% 상승했다. 다만 이란 관련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워 대외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시장은 28일 발표되는 미국 4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와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같은 날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어 29일 공개되는 한국 4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을 주의 깊게 볼 전망이다.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물가 판단에 특히 중시하는 지표라서 결과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코스피의 8,000선 재진입과 안착 여부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단기적으로는 전쟁과 물가 같은 거시 변수에 흔들리더라도 시간이 갈수록 2분기 실적 전망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힘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