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저당증권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성 매도가 늘었고, 이 과정이 다시 금리 상승을 자극해 채권시장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미국 채권시장은 중동 전쟁 이후 유가가 뛰면서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렵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장기 국채 금리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초보다 60bp(1bp는 0.01%포인트) 넘게 올라 4.62% 수준을 기록했고, 21일 장중에는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4.69%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금리 상승이 주택저당증권, 즉 엠비에스(MBS·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묶어 만든 증권)의 특성과 맞물리면서 매도 압력을 더 키운다는 점이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차환 수요가 줄어들고, 그만큼 엠비에스에 편입된 대출 원금이 예상보다 늦게 상환된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가 예상한 자금 회수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금리 위험이 커지는데, 이를 줄이기 위해 국채나 국채 선물을 추가로 파는 컨벡시티 헤징이 이뤄진다. 컨벡시티 헤징은 금리 변동에 따라 채권 가격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크게 달라지는 위험을 완화하려는 기법인데, 시장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오히려 금리를 더 밀어 올리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실제로 보험사와 부동산투자신탁, 즉 리츠(REITs)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이런 헤징에 나서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비샬 칸두자 채권 부문 대표는 수익률 급등 속도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강제 매도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5년물 국채 선물시장에서는 3만3천 계약 규모의 단일 거래가 체결됐는데, 이는 평소 5천~8천 계약 수준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시장 참가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위험 노출을 줄이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불안이 구조적인 요인과도 연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암루트 나시카르 파생상품 전략 대표는 쿠폰금리 5% 이상인 엠비에스 물량이 2조달러를 넘어섰고, 그만큼 금리 변화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2023년보다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히 국채 금리가 한 차례 뛰는 데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금리 상승이 추가 매도를 부르고 그 매도가 다시 금리를 자극하는 순환 구조가 커졌다는 뜻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의 물가와 유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대가 안정되지 않으면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한동안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