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미국 장기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를 타고 3개월 고점권에 오른 뒤 차익실현에 밀렸다. 비트코인(BTC)도 같은 기간 금과 함께 반등하면서, 시장은 미국 재정 부담과 달러 가치 하락 우려가 대체자산 흐름으로 번졌는지 살피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19일 장기물 명목 국채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운영당 최대 20억 달러(약 2조766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32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적용 시점은 9월 9일이다. 이번 분기 종료일인 11월 4일까지 유지된다. 재무부는 장기물 구간에서 시장 참여자의 양질 매도 제안이 꾸준히 들어온 점을 확대 배경으로 들었다.
바이백은 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시장에서 되사는 방식이다. 이번 조치는 장기물 유동성을 보완하려는 성격이지만, 장기채 가격을 떠받치고 수익률 상단을 낮추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채권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은 내려가고, 이자를 주지 않는 금의 상대 부담은 줄어든다.
금은 재무부 발표 직후 강하게 움직였다. 로이터는 19일 금 현물이 온스당 4486.88달러(약 621만원)로 3.5% 올랐고, 장중 4491.16달러(약 621만원)까지 올라 6월 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달러지수는 0.8% 내렸다.
25일에는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로이터는 금 현물이 오후 8시 28분 한국시간 기준 온스당 4640.40달러(약 642만원)로 0.2% 내렸고, 미국 금 선물은 4696.10달러(약 649만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장중에는 5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다시 찍었지만, 이후 차익실현과 달러 반등이 상승 폭을 눌렀다.
미국 국채금리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마켓워치는 25일 10년물 금리가 4.679%, 30년물 금리가 5.208%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춘 점이 금리 하락 배경으로 제시됐다.
금리와 달러는 금 가격을 설명하는 핵심 변수다. 장기채 금리가 내려가면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낮아지고, 달러 약세는 달러로 표시되는 금을 비달러권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싸게 보이게 한다. 이 때문에 재무부 발표 이후 금값 반등은 금 자체 수급보다 미국 채권시장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흐름으로 풀이된다.
지정학 변수도 겹쳤다. AP는 이란과 오만 외교장관이 25일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 관리를 위한 단계적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국 공동성명에는 임시 항로와 기뢰 제거 작업, 영구 항로 협의를 위한 기술 협상 지속 방안이 담겼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과 연결된 핵심 해상 통로다. 시장은 이란과 오만의 논의를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일부 낮추는 재료로 읽었다. 유가가 내려가면 인플레이션 압력과 장기금리 상단에 대한 경계도 함께 누그러질 수 있다.
크립토 시장과의 연결은 직접 사건이 아니라 거시 환경이다. AP는 재무부 발표 이후 달러와 국채에서 빠진 자금이 금과 비트코인 같은 대체자산으로 이동하는 '디베이스먼트 거래'로 해석됐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같은 주 20% 넘게 올랐다는 설명도 함께 제시됐다.
디베이스먼트 거래는 통화 가치 하락 우려가 커질 때 금, 비트코인 같은 대체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다만 금리 하락이 비트코인 가격을 곧바로 밀어 올렸다고 단정할 근거는 제한적이다. 이번 흐름은 가격 인과보다 달러, 재정 부담, 장기금리 변화가 같은 방향의 시장 해석을 만들었는지에 가깝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는 21일 보고서에서 재무부 바이백 확대가 양적완화는 아니지만 수익률 상단 관리에 가까운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국채 발행 증가, 장기채 수요 약화, 정책 신뢰 문제를 함께 거론했다. 이는 금 강세만이 아니라 미국 국채시장 기능과 달러 신뢰를 둘러싼 논쟁이 커졌다는 뜻이다.
반론은 매입 규모의 한계에서 나온다. 미국 국채시장의 전체 규모를 감안하면 운영당 최소 40억 달러는 구조를 바꿀 정도의 물량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따라서 시장 반응은 실제 매입 효과보다 정책 신호와 포지션 조정에 더 가까울 수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흐름은 달러, 미국 장기금리, 대체자산 선호를 함께 봐야 하는 사안이다. 본지는 앞서 [미국 장기채 금리와 국채 ETF 흐름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2386)고 보도한 바 있다. 금은 달러와 실질금리에 더 직접적으로 반응하고, BTC는 위험자산과 대체자산 선호를 함께 반영한다는 점에서 해석 경로가 다르다.
확인된 변화는 재무부의 장기물 바이백 확대, 미국 장기금리 하락, 달러 약세, 호르무즈 협상 논의다. 재무부의 확대된 장기물 바이백은 9월 9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