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 불안 속 자산시장 엇갈린 흐름…비트코인·XRP 안정, 금·은 고공행진

| 박현우 기자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위태로운 균형 속에 유지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이 엇갈린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7일(현지시간) 공습 중단과 함께 ‘양측 휴전’을 선언했으며, 이는 파키스탄의 중재로 성사됐다. 합의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이란은 공격이 중단되는 동안 2주간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겠다고 밝혔고, 이스라엘 역시 휴전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으며, 일부 건화물선만 통과하고 유조선 운항은 제한된 상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9일 이란이 ‘실질적 합의’를 이행할 때까지 미군 주둔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합의 위반 시 강력한 군사 대응을 경고했다.

금·은, 지정학 리스크 속 강세 유지

이 같은 불확실성은 귀금속 시장에서 더욱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753.60달러, 은 가격은 75.30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란 전쟁 휴전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 미국의 유조선 차단 조치 등 추가적인 지정학 변수들이 안전자산 수요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은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성격이 강해 통화정책과 환율,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 전략 변화 가능성과 달러 약세 역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은은 태양광과 전자부품 등 산업용 수요 비중이 높아 경기 전망과 정책 변수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미국 상무부의 핵심 광물 안보 조사와 무역 제한 가능성은 은 가격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는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주요 통로로 작용하고 있다. 실물 시장과 ETF 시장 간에는 거래 시간 차이로 인한 가격 반응의 시차가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현물 가격 강세가 ETF 흐름에도 반영되는 구조다.

암호화폐 시장은 제한적 변동 속 안정세

반면 암호화폐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 0.8% 상승한 7만2,271달러에 거래됐으며,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5,200억 달러로 1.4% 증가했다. 시장 공포·탐욕 지수는 ‘극단적 공포(14)’ 수준을 유지했지만 가격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더리움은 2,213달러로 소폭 하락했고, XRP는 1.35달러 부근에서 횡보했다. 솔라나는 83.98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암호화폐 관련 주식은 혼조세를 보이며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는 각각 2.22%, 1.13% 하락한 반면, 스트레티지는 0.58% 상승했다.

미국 증시는 휴전 기대를 반영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나스닥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0.73% 상승했고, S&P500 지수도 0.63% 올랐다. 그러나 에너지 시장에서는 긴장감이 지속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96달러를 상회하고 장중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결국 현재 시장은 휴전의 지속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향방을 주시하며 관망세를 유지하는 국면에 있다. 금과 은은 안전자산 및 산업 수요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암호화폐는 제한적인 변동성 속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자산 간 온도차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글로벌 거시 환경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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