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가 ‘85% 기준’ 도입을 검토하면서 암호화폐 ETF 상장 요건이 한층 명확해질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승인 속도를 높일지, 오히려 문턱을 좁힐지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27일 SEC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 아카(NYSE Arca)는 암호화폐 및 원자재 신탁 상장 기준을 강화하는 규정 변경안을 제출했고, 이에 대한 공개 의견 수렴이 시작됐다. 이번 개정안은 ‘규정 8.201-E’를 수정해, 신탁 순자산의 최소 85%를 기존 적격 자산으로 채우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 기준에 따르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리플(XRP) 등 선물 시장에서 일정 기간 거래된 자산만 적격 자산으로 인정된다. 전체 자산 중 최소 85%를 이 기준에 맞춰 구성해야 하며, 나머지 15%만 비적격 자산 편입이 허용된다.
특히 파생상품은 ‘총 명목 가치’ 기준으로 계산된다. 이로 인해 일부 ETF 구조는 기준 충족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과 기타 주요 자산이 95%를 차지하는 신탁은 요건을 통과하지만, 비트코인 ETF 옵션 같은 구조를 포함해 적격 비중이 71%에 그치면 탈락하게 된다.
NYSE 아카라 측은 이번 규정이 시장 감시를 강화하고 ‘조작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보다 빠른 상장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발행사는 해당 85% 기준을 ‘매일’ 점검해야 하며, 기준 미달 시 즉시 거래소에 통보해야 한다. 구조가 복잡한 상품일수록 유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또 NFT와 같은 비대체 자산은 이번 규정에서 명확히 제외돼, 관련 상품은 기존 ‘일반 상장 트랙’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SEC는 이번 안건에 대해 승인, 거부 또는 추가 검토 절차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의견 수렴 기간은 약 21~45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2025년 중반 도입된 ‘암호화폐 ETP 일반 상장 기준’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규정으로 개별 상품 심사 기간은 기존 240일에서 약 75일 수준으로 단축됐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마찰도 이어지고 있다. 그레이스케일 경쟁사인 그라니트셰어스의 리플(XRP) ETF는 반복적인 승인 지연을 겪으며, 간소화된 제도 아래에서도 절차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줬다.
결국 이번 ‘85% 규칙’은 ETF 시장 확대를 위한 표준화 시도이지만, 동시에 일부 상품에는 새로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이 기준이 ‘속도’와 ‘선별성’ 중 어디에 무게를 둘지 주목하고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