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기반으로 제안된 ‘eCash 포크’가 당초 논쟁과 달리 ‘하드포크 충돌’이 아닌 ‘에어드롭 실험’으로 해석되며 새로운 우려를 낳고 있다. 개발자들은 이번 시도를 비트코인의 원칙 훼손보다, 사용자 자산 안전을 흔들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로 보고 있다.
루트스탁랩스 공동 창업자 세르지오 러너(Sergio Lerner)는 eCash를 “비트코인을 직접 대체하거나 빼앗는 체인이 아닌, 새로운 블록체인”이라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 경쟁이나 브랜드를 둘러싼 전통적 포크와 달리, 이번 구조는 기존 보유자에게 토큰을 ‘에어드롭’하는 방식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방식 자체에 있다. 비트코인의 UTXO(미사용 트랜잭션 출력) 구조를 기준으로 eCash를 분배하면, 사용자가 토큰을 수령하기 위해 콜드월렛 자산을 이동하거나 낯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산 노출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러너는 “UTXO 기반 에어드롭은 비트코인 사용자에게 실질적 이익이 없고, 오히려 상당한 운영 리스크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리플레이 보호(replay protection)’ 미비도 핵심 위험 요소로 꼽힌다. 두 체인이 동일한 트랜잭션 형식을 공유할 경우, 한 체인에서 서명된 거래가 다른 체인에서도 그대로 실행될 수 있다. 의도치 않은 자산 이동이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비트코인 투자자 댄 헬드(Dan Held)는 “사토시 지갑 물량 재배분은 마케팅 효과일 뿐이며, 리플레이 보호가 없는 상태에서 토큰을 청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보안 문제를 넘어 분배 방식 자체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비트코인 보유 구조는 거래소나 수탁기관을 통한 간접 보유가 많아, 실제 경제적 소유자와 개인키 보유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eCash는 개인 투자자가 아닌 거래소나 기관에 먼저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투자자는 아예 토큰을 받지 못하거나, 이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 루트스탁 같은 사이드체인이나 연합형 커스터디 구조에서는 체인 분리를 위한 별도 조정이나 기술적 대응이 필요해 복잡성이 더욱 커진다.
러너는 또 초기 투자자에게 사토시 연관 물량 일부를 배정하는 구조에 대해 “도덕적으로도 불필요하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 ‘비트코인 철학’ 자체와의 충돌을 지적한다. 비트코인 사이드체인 프로젝트 VerifiedX의 전략 책임자 제이 폴락(Jay Polack)은 “비활성 자산을 재배치하는 발상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핵심은 네이티브 소유권을 절대 훼손하지 않는 데 있다”며 “이를 우회적으로라도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시스템 본질과 모순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eCash 논쟁은 단순한 포크 이슈를 넘어, 비트코인 생태계가 어디까지 실험을 허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계선을 시험하는 사례로 보인다.
대부분의 비트코인 포크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한 전례를 고려하면 eCash 역시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논쟁은 비트코인의 ‘변화 저항성’이 코드나 합의 규칙을 넘어 사용자 행동과 위험 수용 범위까지 확장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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