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상자산 시장 급락에도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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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의 가상자산 보유 규모와 거래 열기는 지난해 말 급증한 뒤 올해 들어 빠르게 식으면서, 전체 시장 자금이 다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 보유액은 같은 기간 크게 늘어, 투자자금의 성격이 단순 투기에서 대기성·환헤지성 자산으로 일부 옮겨가는 흐름도 함께 감지됐다.

5일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보유금액은 60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에 들어 있는 투자자 보유 자산을 월말 시가로 합산한 것이다. 보유금액은 2024년 8월 말 50조6천억원에서 점차 불어나 지난해 12월 말 121조8천억원까지 치솟았지만, 두 달 만에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내려왔다.

거래 규모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24년 8월 말 2조7천억원에서 같은 해 12월 말 17조1천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올해 2월 말에는 4조5천억원으로 축소됐다. 거래소 안에 머무는 투자 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원화 예치금도 지난해 12월 말 10조7천억원에서 올해 2월 말 7조8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시장에 머물던 자금 일부가 실제로 빠져나갔거나, 다른 금융시장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보유액은 오히려 확대됐다. 스테이블코인은 보통 미국 달러 같은 법정통화 가치에 연동되도록 만든 가상자산으로,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거래 중간 자금이나 대기성 자금으로 활용된다. 국내 투자자의 스테이블코인 보유금액은 2024년 7월 말 885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8천723억원까지 늘었고, 올해 2월 말에도 6천71억원으로 비교적 큰 규모를 유지했다. 전체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유지된 것은, 단순한 위험자산 투자보다 달러 기반 자산 선호가 강해졌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국내외 증시 강세와 가상자산 가격 조정, 평가액 하락을 함께 꼽는다. 홍성욱 엔에이치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활황에 따라 투자자금이 이동했고, 가상자산 가격 하락도 보유금액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 등락이 스테이블코인 수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외 거래소에서도 대부분 코인이 약세를 나타낸 만큼, 바깥으로 나갔던 투자자금이 다시 국내로 돌아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단순한 거래 열기보다 환율, 증시 방향, 달러 자산 선호 같은 거시 변수에 더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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