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앞세워 터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고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투기’가 아닌 ‘생존형 자산’으로 자리 잡은 시장을 정조준한 전략이다.
2일 리플에 따르면 RLUSD는 터키 현지 파트너인 바이리라(BiLira), 비텍센(Bitexen), 비틀로(Bitlo)를 통해 공식 제공된다. 이번 진출은 단순한 테스트가 아닌, 기존 테더(USDT)와 USD코인(USDC)이 장악한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겨냥한 움직임이다. 체이널리시스 ‘2025 크립토 지리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의 연간 암호화폐 거래 규모는 약 2000억 달러(약 303조70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인근 국가 대비 약 4배 수준이다.
리플은 2024년 말 출시 이후 약 1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RLUSD를 앞세워 ‘규제 친화적’ 스테이블코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터키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를 추진하며 시장을 제도권 중심으로 재편하는 흐름은 리플에 유리한 진입 환경으로 평가된다.
터키 리라는 지난 5년간 달러 대비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며 실질 구매력이 크게 약화됐다. 이에 따라 개인과 기관 모두 달러 기반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고,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닌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환경에서 터키의 암호화폐 채택은 투기적 수요보다 경제적 필요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지 거래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보다 훨씬 높으며, 특히 테더(USDT)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2024년 도입된 터키 자본시장위원회의 라이선스 제도 역시 시장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의 비규제 중심 개인 거래에서 벗어나, 기관 중심의 규제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RLUSD와 같은 규제 준수형 스테이블코인의 진입 기회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리플이 선택한 핵심 파트너 중 하나인 바이리라는 월 약 3억 달러(약 4555억 원) 거래량을 처리하며, 터키 리라 연동 스테이블코인 TRYB를 발행하고 있다. 이 구조는 법정화폐와 디지털 자산 간 연결 지점 역할을 하며, RLUSD가 현지 사용자에게 확장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다만 시장 전망은 낙관과 신중론이 엇갈린다. 터키 내 스테이블코인 수요 자체는 이미 구조적으로 확고하지만, RLUSD가 기존 강자들이 구축한 유동성과 네트워크 효과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결국 리플의 성패는 ‘규제 적합성’이라는 강점이 실제 거래량과 점유율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터키 시장은 기회가 분명하지만, 동시에 이미 경쟁이 포화된 격전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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