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한국 증시와 국내 대표 종목의 움직임에 수십 배 레버리지를 얹은 초고위험 선물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국내 투자자 보호 사각지대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쿠코인은 6월 24일부터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인 KORU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최대 20배까지 투자할 수 있는 무기한 선물을 거래 지원했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 없이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파생상품이다. 같은 날 오케이엑스, 바이비트 등 해외 주요 거래소들도 유사한 구조의 상품을 내놨다. 쿠코인을 비롯해 일부 거래소는 금융위원회가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로 보고 수사 의뢰한 곳이어서, 제도권 바깥에서 이런 고위험 상품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우려를 낳는다.
이 흐름은 6월 들어 본격화됐다. 바이낸스는 6월 2일 삼성전자, 에스케이하이닉스, 현대차에 각각 20배 레버리지를 적용할 수 있는 선물을 상장했고, 이후 6월 22일에는 KORU 20배 선물을, 26일에는 50배 선물을 추가했다. KORU 자체가 코스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여기에 다시 50배 선물을 얹으면 사실상 코스피 변동에 최대 150배 수준으로 베팅하는 구조가 된다. 비트겟, 엠이엑스시, 엑스티, 비트마트 등 다른 해외 거래소들도 6월 22일 전후로 10배에서 20배 수준의 KORU 연계 상품을 경쟁적으로 상장했다.
문제는 이런 상품의 손실 위험이 일반적인 주식 투자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는 점이다. 6월 22일 KORU는 장중 1천111달러까지 올랐다가 다음 날 700달러까지 급락했다. 당시 코스피가 9.99% 떨어지면서 3배 레버리지 구조인 KORU도 하루 만에 40% 가까이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롱 포지션(가격 상승에 거는 투자)에 고배율 레버리지를 얹었다면 증거금이 순식간에 사라져 강제 청산될 가능성이 컸다. 업계에서 이 상품들을 투기성 상품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격이 조금만 반대로 움직여도 원금을 대부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내 투자자가 이 시장에 진입하는 데 현실적인 장벽은 높지 않다. 원화 입출금 계좌가 있는 투자자는 업비트나 빗썸 같은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 즉 미국 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티를 산 뒤 이를 해외 거래소로 옮겨 곧바로 거래할 수 있다. 실제 자금 유입 규모도 적지 않다. 글로벌 차트 분석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KORU 선물 거래량은 거래 지원이 시작된 6월 22일부터 29일까지 13억5천531만달러, 우리 돈 약 2조1천57억원에 달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사실상 허용되기 어려운 수준의 고위험 거래가 해외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해외 거래소에 대한 직접 규제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적극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규제 공백이 길어질수록 개인 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물과 선물을 함께 활용한 위험 회피, 즉 헤지 목적의 거래는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단기간에 큰돈을 벌기 위해 초고배율 레버리지에 뛰어드는 행태는 투자보다 도박에 가깝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흐름은 코스피 변동성이 커질수록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해외 연계 고위험 상품에 대한 경보 체계와 투자자 보호 장치 논의가 앞으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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