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단기 고점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급등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맞물리면서 ‘위험자산 회피’ 흐름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23일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약 0.9% 하락한 6만5,900달러(약 9,701만 원)를 기록했고, 이더리움(ETH)은 0.5% 내린 1,920달러(약 282만 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전날 한 달여 만에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자연스러운 조정이 이어진 모습이다.
특히 이번 조정의 배경에는 거시경제 변수가 자리 잡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하며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이란 관련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됐고, 이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통 금융시장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나스닥100과 S&P500 선물은 하락한 반면, 금은 0.95% 상승했고 은 역시 1.2% 오르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크립토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명확하게 드러났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9%까지 상승하며 자금이 알트코인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뚜렷한 방향성보다는 ‘숨 고르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4시간 거래량은 약 1,500억 달러로 12% 감소했고, 미결제약정(OI)은 1,160억 달러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청산 규모 역시 1억6,500만 달러로 제한적이어서 과열보다는 관망 분위기가 강하다.
롱/숏 비율은 50.59 대 49.41로 팽팽하게 맞서며 전날의 상승 편향이 약화됐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방향성을 두고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별 자산에서는 약세 포지션이 뚜렷하게 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 토큰(HYPE)은 24시간 동안 6% 이상 하락하는 동시에 선물 미결제약정이 4,280만 개까지 증가했다. 펀딩비가 소폭 음수로 전환되고 CVD(누적 거래량 델타) 역시 감소하면서 숏 포지션 쏠림이 뚜렷해졌다.
스텔라(XLM) 역시 3일 연속 미결제약정이 증가해 10억 개를 기록했으며, 매도 주도의 흐름 속에 0.19달러 저항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미결제약정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이는 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포지션을 바꾸지 않고 관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전반적으로는 베어(하락) 주도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모네로(XMR), 헤데라(HBAR) 등을 제외한 대부분 주요 자산에서 CVD가 음수를 기록하며 매도 압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동시에 변동성 확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30일 내재 변동성 지수(BVIV)는 40%로 상승했고, 이더리움 변동성 지수 역시 오름세를 보이며 향후 가격 변동 폭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옵션 시장에서는 여전히 상승 베팅이 일부 유지되고 있다. 데리빗 기준 비트코인 콜옵션은 7만 달러, 7만2,000달러 구간에 거래가 집중되며 중장기 상승 기대도 남아 있는 모습이다.
알트코인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대시(DASH)는 4.1% 하락하며 낙폭 상위를 기록했고, 하이퍼리퀴드(HYPE) 역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일부 프로젝트는 차별화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드나잇(NIGHT)은 19% 급등하며 가장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했다. 카르다노 창립자 찰스 호스킨슨은 해당 프로젝트를 ‘기술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라고 평가하며 관심을 끌었다.
디파이(DeFi) 섹터에서는 이더파이(ETHFI)와 에테나(ENA)가 각각 2.63%, 1.27% 상승하며 시장 약세 속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온도(ONDO)는 7일 기준 26% 상승하며 토큰화 실물자산(RWA) 테마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코인마켓캡의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50으로 소폭 하락하며 다시 비트코인 중심 시장으로 회귀하는 흐름을 반영했다.
이번 조정은 단기 상승 이후 나타난 자연스러운 가격 조정 성격이 강하지만,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거시 변수는 여전히 시장의 핵심 리스크로 남아 있다. 다만 옵션 시장의 상승 베팅과 비트코인 중심 자금 집중 흐름을 고려할 때, 현재 국면은 추세 전환보다는 ‘방향성 탐색 구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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