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트레저리 전략을 내세웠던 영국 상장사 사쓰마 테크놀로지가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아 ‘청산’으로 결론 났다. 주주 90% 이상이 보유 BTC 전량 매각과 상장폐지 철회를 동시에 승인하면서 실험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쓰마 주주들은 약 668 BTC(약 4,350만 달러, 약 640억 원)를 매각하고 회사 자산을 환원하는 안건에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이 결정으로 런던증권거래소(LSE) 상장 유지 시도도 무효화됐다.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0.4% 상승했지만 6만6,000달러 아래인 6만5,7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쓰마는 2025년 8월 약 1억6,360만 파운드(약 3,110억 원)를 조달하며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청산 후 주주가 돌려받을 금액은 2,680만~3,000만 파운드 수준으로 추산된다. 투자금 대비 ‘20% 미만’ 회수에 그친 셈이다.
회사는 AI 스타트업 ‘TAO 알파’에서 출발해 비트코인 중심 전략으로 급선회했다. 당시 비트코인 시장 상승과 맞물리며 주가는 2025년 6월 주당 14파운드까지 급등했다. 이후 BTC가 사상 최고가 12만6,000달러를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주가도 급락했다.
2025년 12월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579 BTC를 매각했고, 이후 경영진 이탈이 이어졌다. 2026년 4월 기준 주가는 고점 대비 99% 이상 폭락했다.
이번 사태는 영국 소형주 시장에서 확산됐던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모델의 취약성을 드러낸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이 구조는 기업이 비트코인(BTC)을 대량 보유해 주식 투자자에게 간접 노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시장이 하락 국면에 들어설 때 발생한다. 전환사채 의무와 자금 압박이 겹치면서 ‘저점 매도’가 강제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실제 사쓰마도 채무 상환을 위해 BTC를 매각하며 손실을 확정지었다.
또한 영국 규제 환경상 운영 사업을 병행해야 하는 구조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순수 BTC 보유 기업보다 구조적으로 비용과 리스크가 높다는 지적이다.
이사회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6명 중 4명은 상장 유지와 BTC 전략 지속을 주장했지만, 주주들은 “주식보다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회사 시가총액이 보유 BTC 가치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결정적이었다. 지분 6.7%를 보유한 판테라 캐피털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공개적으로 청산을 요구했고, 20% 이상 주주가 공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청산은 ‘B주식 스킴’을 통해 진행되며, 총 비용은 약 270만 파운드로 추정된다. 최종 반환 금액은 약 6,600만~7,000만 파운드 규모다.
다만 전환사채 투자자가 보통주보다 우선 상환권을 갖고 있어 일반 주주의 실제 회수 금액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남은 변수는 BTC 매각 시점이다. 비트코인(BTC) 가격이 변동할 경우 최종 분배 금액도 달라질 수 있다.
사쓰마는 당시 영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BTC를 보유한 상장사였다. 현재 1위인 더 스마터 웹 컴퍼니는 별다른 청산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사례는 투자자들이 ‘순자산가치(NAV) 대비 시가총액’ 격차를 더욱 주의 깊게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업계에서는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이끄는 스트레티지(Strategy)의 ‘장기 보유 전략’과 대비된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하락장에서 매도 대신 추가 매수를 택하는 접근이 과연 더 지속 가능한 모델인지에 대한 논쟁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례는 비트코인(BTC) 자체가 아닌, 이를 담는 기업 구조와 금융 설계가 투자 성과를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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