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시장에서 약 6,700만 달러(약 980억 원) 규모의 숏 포지션이 포착됐다. 하지만 이 포지션 자체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기관 자금이 디파이(DeFi) 환경에서 복합 파생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런던 기반 자산운용사 파사나라 캐피탈(Fasanara Capital)은 ‘BobbyBigSize’로 식별된 지갑을 통해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해당 숏 포지션을 운용 중이다. 지갑 주소 ‘0x7fda..17d1’는 아캄 인텔리전스와 난센 등 온체인 분석업체에 의해 해당 운용사와 연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포지션이 올라간 하이퍼리퀴드는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거래소로, 빠른 체결 속도와 깊은 유동성을 기반으로 기관 트레이더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겉으로 보면 대규모 이더리움 숏은 약세 신호로 읽히지만, 실제 기관 운용 방식은 훨씬 복잡하다.
이 정도 규모의 숏 포지션은 현물 보유분에 대한 헤지, 옵션 익스포저 상쇄, 베이시스 트레이드, 시장 중립 전략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질 수 있다. 파사나라는 방향성 베팅보다 ‘상대 가치’, ‘펀딩 금리’, ‘변동성 구조’ 등을 기반으로 전략을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온체인 데이터에서는 약 4,100만 달러(약 600억 원) 규모의 이더리움 숏 포지션이 더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실일 경우 단일 트레이더가 아닌 복수 기관의 ‘조직적 포지셔닝’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실제 해당 지갑은 이더리움뿐 아니라 비트코인(BTC), 아발란체(AVAX), 하이퍼리퀴드(HYPE) 등에서 약 110억 달러 규모의 누적 거래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 투자자가 아닌 고빈도 기반 기관 전략의 전형적 특징이다.
이번 사례는 단순 포지션을 넘어 디파이 시장 구조 변화를 보여준다.
하이퍼리퀴드는 중앙화 거래소 수준의 체결 품질과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과거 디파이 파생상품 플랫폼의 한계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 그 결과 수십억 달러를 운용하는 기관도 온체인에서 직접 포지션을 구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 같은 변화는 시장 데이터 해석 방식도 바꾸고 있다. 기존에는 펀딩 금리, 미결제약정, 청산 데이터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추정했다면, 이제는 지갑 단위로 실제 포지션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파사나라 캐피탈은 이더리움 숏과 함께 약 7만5,950달러 구간에서 진입한 비트코인 롱, 그리고 톤(TON), 아발란체(AVAX), 도지코인(DOGE) 숏을 동시에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자산 간 상대가치를 활용한 ‘크로스 자산 전략’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하이퍼리퀴드는 이제 단순 실험적 플랫폼이 아니라, 기관이 실제 자금을 운용하는 ‘핵심 실행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더리움 숏 포지션 자체보다, 이러한 구조 변화가 향후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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