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영구 선물’ 허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당 상품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논쟁이 세금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규제 해석에 따라 투자자들이 예상치 못한 세금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테리 더피(Terry Duffy)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결과’가 있다”며 “미국 투자자들은 현재 세금 측면에서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영구 선물 계약을 승인한 이후, CME가 이를 둘러싸고 법적 대응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핵심 쟁점은 영구 선물(perpetual futures)의 법적 분류다. 이 상품이 ‘선물’인지, 아니면 ‘스왑(swap)’인지에 따라 과세 방식이 달라진다.
영구 선물은 만기가 없는 파생상품으로, 가격을 기초자산과 유사하게 유지하기 위해 ‘펀딩비’ 형태의 주기적 지급이 발생한다. 더피는 이 구조가 미국 법상 스왑의 정의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당사자가 서로 정기적으로 지급을 교환하면 이는 스왑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CFTC는 이를 선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해석 차이가 투자자 과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현재 선물로 분류될 경우 미국 세법 1256조에 따라 ‘60% 장기, 40% 단기’ 자본이득으로 과세되는 혼합 방식이 적용된다. 하지만 스왑으로 분류되면 일반 소득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미 국세청(IRS)이 아직 영구 선물에 대한 명확한 과세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이미 선물 기준으로 세금을 신고한 상황이다.
더피는 “지금까지 1256 계약으로 신고했는데, 나중에 스왑으로 판정되면 IRS가 얼마나 더 내야 한다고 할지 궁금해질 것”이라며 잠재적 ‘세금 리스크’를 경고했다.
즉, 향후 법원 판단이나 규제 변경에 따라 과거 신고까지 문제 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안을 단순한 분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알레지스 로의 세무 변호사 러스틴 디엘(Rustin Diehl)은 “구조적으로 보면 스왑처럼 보이지만, 경제적 기능은 선물과 유사하다”며 “‘형식’이 아닌 ‘실질’ 판단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모리슨 코헨의 제이슨 고틀리브(Jason Gottlieb) 역시 “스왑의 법적 정의 자체가 매우 광범위하다”며 새로운 금융상품에 대한 해석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4년 미 연방대법원의 ‘로퍼 브라이트(Loper Bright)’ 판결 이후, 법원은 규제 기관의 해석에 덜 의존하고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법원의 해석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장기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법원은 우선 CFTC가 해당 상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와 설명을 했는지부터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설령 법적으로 선물인지 스왑인지가 명확해지더라도, 세금 문제는 별도로 남을 수 있다. IRS는 CFTC의 해석을 반드시 따를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특히 대형 기관 투자자들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피는 “대규모 거래와 헤지를 수행하는 상장사가 갑자기 세금 문제로 뉴스에 오르는 상황을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영구 선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법적 정의와 과세 체계는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규제 기관, 법원, 세무 당국의 명확한 기준이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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