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원이 30일 이고르 루네츠(Igor Runets) 비트리버(BitRiver) 창업자를 가택연금에서 재판 전 구금시설로 옮기도록 결정했다. 러시아 사법당국은 10억 루블, 약 1250만 달러(약 179억원) 규모의 대형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루네츠는 채굴 장비 공급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으로 10억 루블이 넘는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고 러시아 법률 전문매체 프라보루가 전했다. 루네츠는 이미 올해 2월 탈세 혐의 3건으로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다.
문제가 된 계약은 2023년 체결됐다. 계약 상대는 러시아 대기업 엔플러스(En+)의 자회사 인프라스트럭처 오브 시베리아(Infrastructure of Siberia)다. 엔플러스는 알루미늄 사업과 함께 디지털·기술·채굴 인프라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해당 계약 규모는 800만 달러(약 114억원)였고, 러시아 사법당국은 계약이 끝내 이행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 사법당국이 루네츠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뒤 신병 확보 수위를 높인 것이다. 가택연금은 주거지에 머무르도록 제한하는 조치지만, 재판 전 구금시설 이감은 신체 자유를 더 강하게 제한하는 절차다.
루네츠는 러시아 채굴 산업의 개척자로 꼽혀왔다. 그는 2017년 시베리아에 채굴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했고 같은 해 비트리버를 세웠다. 비트리버는 이후 데이터센터 15곳, 서버 17만5000대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 시베리아의 낮은 전력 비용과 추운 기후가 채굴 사업 확장의 배경이었다.
비트리버의 사업은 규제 변화와 함께 흔들렸다. 러시아 정부가 10개 지역에 6년짜리 채굴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비트리버의 여러 채굴 센터가 가동을 멈췄다. 2월에는 지방 중재법원이 비트리버 수권자본의 98%를 보유한 지배주주 폭스 그룹(Group of Companies Fox)을 상대로 파산 절차를 개시했다.
창업자의 형사 리스크와 지배주주의 파산 절차가 맞물리면서 비트리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졌다. 루네츠 측의 구체적인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채굴 기업의 위험이 비트코인(BTC) 가격이나 해시레이트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채굴 사업은 전기요금이 낮은 지역에 설비를 집중하는 구조인 만큼 현지 규제와 사법 절차가 바뀌면 장비와 데이터센터 같은 고정자산의 회수 난도가 높아진다.
향후 쟁점은 러시아 수사당국이 계약 미이행 의혹을 단순 민사 분쟁이 아닌 사기 혐의로 얼마나 입증하느냐다. 루네츠는 재판 전 구금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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