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예측시장 기준 37%까지 낮아졌다. JP모건($JPM)은 법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토큰화의 과실이 공개 블록체인이 아닌 기존 금융 인프라로 흡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규제 명확성 약화가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촉매를 줄인다고 진단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Nikolaos Panigirtzoglou)가 이끄는 JP모건 애널리스트팀은 “클래리티법 승인이 미뤄질수록, 토큰화와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성장세가 공개 가상자산 네트워크로 귀속되지 않고 기존 시장 인프라에 흡수될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법안 지연이 단순한 의회 일정 문제가 아니라, 향후 디지털자산 가치가 어디에 쌓일지를 가르는 변수라는 의미다.
클래리티법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감독 관할을 정리하는 법안이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소관을 나누고, 중개업자·토큰화·탈중앙 프로젝트에 적용할 규칙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은행, 거래소, 자산운용사가 가상자산 상품을 내놓을 때 필요한 법적 확실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관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 꼽혀왔다.
상원은 8월 휴회 전 본회의 표결 일정을 잡지 못했다. 쟁점은 △공직자 가상자산 보유 관련 윤리 조항 △법 집행 권한 범위 △디파이(DeFi) 취급 방식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허용 여부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등으로 넓다. 앞서 본지는 클래리티법이 윤리 조항을 둘러싸고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제도권 편입 흐름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 시타델증권은 지난 16일 크립토닷컴에 4억 달러(약 5560억원)를 투자했고, 당시 인정된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약 27조8000억원)였다. 크립토닷컴은 이 자금을 토큰화 증권과 파생상품 확장에 쓰겠다고 밝혔다. CFTC도 5월 말 미국 규제권 내 첫 가상자산 무기한 선물을 승인했다.
JP모건의 우려는 이 흐름이 공개 블록체인보다 기존 금융 인프라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토큰화 수요가 커지더라도 규칙 정비가 늦어지면 금융사는 공개 네트워크 대신 기존 증권·청산 시스템이나 폐쇄형 인프라를 택할 수 있다. 이 경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공개 네트워크 기반 생태계가 얻을 활동과 수수료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안 자체의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JP모건은 일부 토큰화 증권과 파생상품 거래가 SEC나 CFTC 감독 밖에 놓일 수 있고, 자금세탁방지 요건이 전통 금융사보다 느슨하게 설계될 경우 기관 참여를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도 법안 앞에 상당한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봤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연결되는 문제다. 한국에서 토큰증권(STO) 제도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관할 정리가 늦어지면 글로벌 기준 형성도 지연될 수 있다. 클래리티법의 다음 일정은 8월 휴회 이후 상원 본회의 재상정 여부에 달려 있으며, 토큰화 인프라가 어느 시장에 구축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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