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레저(XRPL)가 네트워크 역사상 가장 큰 수준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인 버전 3.3.0을 공개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기밀 전송’, ‘스폰서 수수료’, ‘배치 트랜잭션’ 등을 통해 프라이버시와 결제 효율, 기관 도입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호재에도 불구하고 XRP는 오히려 2.5% 하락하며 시장 흐름을 밑돌았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XRPL 3.3.0은 검증자들이 승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여섯 가지 주요 프로토콜 개선안을 담았다. 핵심 기능인 ‘기밀 전송(Confidential Transfers)’은 영지식 기술을 활용해 다목적 토큰(MPT) 거래의 잔액과 결제 금액을 숨기면서도 검증은 가능하게 한다.
또 다른 변화인 ‘스폰서 수수료(Sponsored Fees)’는 은행이나 플랫폼이 사용자를 대신해 XRP 거래 수수료와 계정 준비금을 부담할 수 있게 해, 신규 이용자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배치 트랜잭션’은 최대 8건의 거래를 한 번에 결제할 수 있어, 일부 거래가 실패하면 전체가 취소되도록 설계됐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정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치다.
이 밖에도 ‘권한 위임’, ‘동적 MPT’, 검증자 메모리 사용량을 10~15% 줄이는 인프라 개선이 포함됐다. 네트워크 처리 효율을 높이고 기관용 활용성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다만 이번 업그레이드는 아직 본가동 단계에 들어가지 않았다. 각 수정안이 메인넷에 적용되려면 검증자 80%의 지지를 14일 연속 유지해야 한다. 보안과 안정성을 위해서다. 앞서 배치와 권한 위임 기능의 초기 버전은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며 지연된 바 있다. 리플은 웹3 보안업체 셜록과 협력해 커뮤니티 보안 테스트를 진행했고, 취약점 탐지와 수정에 30만9,000달러 규모의 RLUSD 보상을 제공했다.
시장에서는 기술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XRP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XRP는 최근 24시간 동안 약 2.5% 떨어져 1.03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 1,409.10원을 적용하면 약 1,450원 수준이다. 업그레이드 기대감이 즉각적인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검증자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XRPL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술 업그레이드 중 하나를 완성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변화는 XRP의 단기 가격보다, 네트워크가 기관 친화적 결제 인프라로 얼마나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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