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개선안 ‘BIP-110’이 강제 신호 단계에 들어갔지만, 채굴자 지지가 기준치에 한참 못 미치면서 사실상 초반부터 힘을 잃는 모습이다. 네트워크 규칙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비트코인’의 블록 공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도 커지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BIP-110은 토요일 블록 961,632에서 의무 신호 구간에 진입했다. 직전 2,016개 블록 가운데 신호를 보낸 채굴자는 51개에 불과해 지지율은 2.53%에 그쳤고, 조기 활성화에 필요한 55% 기준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시점부터 BIP-110을 적용하는 노드는 버전 비트 4를 표시하지 않은 블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반면 일반 비트코인 노드는 신호 유무와 관계없이 블록을 계속 받아들였다. 이후 일부 ‘BIP-110’ 체인이 생겼지만, 곧 주류 체인에 뒤처졌다.
낮은 참여율을 감안하면 대체 체인이 장기간 힘을 유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굴 지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BIP-110 체인은 블록 생산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멈출 수 있다. 결국 이번 국면은 지지자들이 광범위한 채굴자 동의 없이 합의 변경을 밀어붙일 수 있는지 시험하는 성격이 강하다.
BIP-110은 익명 개발자 대던 오姆(Dathon Ohm)이 제안한 것으로, 약 1년 동안 비트코인 데이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 출력 스크립트 크기를 34바이트로 제한하고, OP_RETURN 출력은 83바이트로 묶는다. 일부 데이터 전달 방식과 위트니스 요소도 256바이트로 제한하며, 특정 탭루트 기능 역시 임시 제약을 받는다. 활성화 전 생성된 미사용 출력은 예외로 둔다.
지지자들은 이 조치가 인스크립션 등 비금융 데이터를 줄여 노드 운영자의 저장·대역폭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마이클 세일러 스트레티지(Strategy) 회장과 애덤 백 블록스트림 최고경영자(CEO) 등 반대 진영은, 이 제안이 비트코인을 분열시키고 기존 규칙상 허용되는 거래까지 거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배포 일정에서 블록 961,632~963,647은 의무 신호 구간으로 설정됐다. 이어 블록 963,648에서는 잠금 상태로 넘어가고, 965,664부터는 거래 제한이 실제로 적용된다. BIP-110 지지자들은 필요 시 더 강한 우회책도 논의해 왔다. 지난 1일에는 비트코인 개발자 크리스 기우다가 루크 대시주니어가 작성한 작업증명 변경 예비 코드를 다시 올리기도 했다.
결국 이번 BIP-110 논쟁은 단순한 기술 업데이트를 넘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운영 우선순위를 둘러싼 힘겨루기로 번지는 모습이다. 채굴자 참여가 낮은 상황에서 강제 신호 단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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