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로 그룹, CFO에 COO 역할까지 맡겼다

| 최윤서 기자

미국 기업들이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사업 운영까지 맡기며 재무와 운영 조직의 경계를 좁히고 있다. 질로 그룹은 CFO에게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추가했고, 다른 기업에서도 두 직무를 합치거나 CFO 출신 임원을 COO로 옮기는 사례가 이어졌다.

포춘(Fortune)은 질로 그룹(Zillow Group·$ZG)과 조에티스(Zoetis·$ZTS), 오언스코닝(Owens Corning)의 최근 인사를 묶어 CFO의 권한이 운영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자본 배분과 투자자 대응을 맡아온 재무 수장이 사업 실행과 데이터 통합, 비용 관리까지 관할하는 구조다.

질로 그룹은 5일 제러미 호프만(Jeremy Hofmann) CFO에게 COO 역할을 추가했다. 기존 COO였던 준 추(Jun Choo)는 건강 문제로 즉시 물러났다.

이번 인사는 질로 그룹의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나왔다. 회사는 매출 7억7200만 달러(약 1조890억원)를 기록했지만 구조조정 비용 3600만 달러(약 508억원)가 반영되면서 400만 달러(약 56억원) 순손실을 냈다.

호프만은 기존에도 △재무 △회계 △자금 △투자자 관계 △자본시장 △기업전략 △인수합병 △파트너십 △정부 관계 △세무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제 리서치를 맡고 있었다. COO 업무가 더해지면서 관할 범위가 전략과 자금 관리에서 사업 실행까지 넓어졌다.

CFO는 통상 회계와 자금 조달, 자본 배분, 투자자 관계 등 재무 전반을 총괄한다. COO는 조직별 사업 계획을 실제 운영으로 옮기고 비용과 인력, 업무 절차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두 직무의 결합은 재무 책임자가 경영 성과를 측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행 과정까지 직접 관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재무 데이터와 운영 의사결정을 한 조직에서 다루면 비용 집행과 사업 성과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엘이케이컨설팅(L.E.K. Consulting)의 2025년 CFO 조사에서는 CFO의 약 3분의 2가 COO 역할과 업무가 겹친다고 답했다. 약 10%는 두 직무가 완전히 합쳐져 있다고 밝혔다.

엘이케이컨설팅은 데이터 통합과 자본 효율, 짧아진 의사결정 주기가 두 직무의 경계를 흐리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사에는 CFO 1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응답자의 약 60%는 인공지능을 CFO 조직에서 영향력이 큰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조에티스 사례는 포춘 보도로만 전해졌다. 포춘은 조에티스가 새 재무 책임자에게 비슷한 결합 역할을 부여했다고 보도했지만, 회사의 공개 경영진 소개는 웨트니 조셉(Wetteny Joseph) 조에티스 부사장 겸 CFO를 최고재무책임자로만 표기하고 있다.

조에티스의 2026년 위임자료에도 조셉의 COO 직함은 기재되지 않았다. CFO와 COO의 결합 여부가 회사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은 만큼 포춘이 전한 범위를 넘어 조직 개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슷한 인사는 다른 기업에서도 이어졌다. 센티넬원(SentinelOne·$S)은 3월 배리 패짓(Barry Padgett)을 사장 겸 COO로 선임했으며, 패짓은 직전까지 최고성장책임자와 임시 CFO를 맡았다.

제로폭스(ZeroFox)는 2월 앤드루 매케나(Andrew McKenna)를 COO 겸 CFO로 임명했다. 델타항공(Delta Air Lines·$DAL)은 댄 잰키(Dan Janki) CFO를 COO로 옮겼다.

다만 CFO의 운영 업무 확대를 모두 전략적 승격으로 보기는 어렵다. 질로 그룹은 기존 COO의 건강 문제와 구조조정, 분기 손실이 함께 얽혀 있어 경영진 공백을 메우려는 성격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CFO와 COO의 역할 결합이 장기적인 조직 구조로 자리 잡을지는 각 기업의 후속 공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질로 그룹의 후속 공시에서는 호프만의 겸직 이후 비용 관리와 사업 실행 관련 지표가 공개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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