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대 은행 이타우 우니방쿠(Itaú Unibanco)가 오픈애셋츠(OpenAssets)와 손잡고 채권과 투자펀드의 토큰화 시험에 나섰다. 전통 금융자산의 발행과 거래, 결제 절차를 분산원장기술(DLT) 환경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이타우와 오픈애셋츠는 브라질 금융·자본시장협회(ANBIMA)가 주도하는 시범사업에서 고정수익 증권과 투자펀드를 시험한다. 양사는 공동 발표를 통해 토큰화 자산의 발행부터 거래와 결제까지 전 과정을 검증한다고 밝혔다고 블록템포(BlockTempo)는 12일 보도했다.
이번 사업은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DLT를 도입할 때 필요한 운영 규칙과 기술 표준을 함께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개별 토큰을 거래소에 상장하는 사업이 아니라 기존 금융상품의 처리 절차를 디지털 장부에서 구현하는 시험이다.
토큰화는 채권이나 펀드 등 기존 자산의 권리와 거래 절차를 디지털 토큰 형태로 나타내는 방식이다. 기초자산 자체를 바꾸기보다 발행과 이전, 결제 기록을 새로운 인프라에서 관리한다는 의미가 크다.
S&P글로벌(S&P Global) 자료에 따르면 이타우의 총자산은 5620억 달러(약 794조원)로 중남미 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대형 은행이 협회 주도의 공동 시험에 참여하면서 토큰화 기술의 적용 범위가 자본시장 운영 단계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이타우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를 시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타우는 2023년 브라질 중앙은행의 드렉스(Drex) 사업에 참여해 디지털 화폐와 자산 거래를 시험했다.
드렉스가 중앙은행 주도의 규제 금융 인프라 시험이었다면 이번 사업은 금융협회와 민간 사업자가 자산 발행·유통 절차의 공통 기준을 점검하는 성격이 강하다. 중앙은행 사업에서 시작한 실험이 산업 차원의 표준화 단계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가보르 구르박스(Gabor Gurbacs) 오픈애셋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브라질은 금융 분야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인 시장 중 하나이며 토큰화를 탐색 단계에서 실제 운용 단계로 옮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장소”라고 말했다. 브라질 금융권의 제도적 실험 환경을 강조한 발언이다.
오픈애셋츠는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2025년 토큰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1000만 달러(약 141억원)를 조달했다.
해당 투자는 밸러캐피털그룹(Valor Capital Group)이 주도했다. 테더(Tether)와 이타우 창업자 일가 구성원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에서는 은행권 밖에서도 실물자산 토큰화 실험이 이어졌다. 파라나주 낙농 농가가 젖소 10마리를 토큰화해 자금 조달에 활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장 참여 주체와 자산 종류도 다양하다. 금융기관은 채권과 펀드처럼 표준화된 상품의 처리 효율을 시험하고, 자금 조달이 어려운 사업자는 실물자산의 권리를 디지털화하는 방식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토큰화 펀드는 투자 대상보다 접근·관리 방식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기존 펀드의 투자 목적과 유동성 구조를 유지하면서 지분 발행·관리 기반을 블록체인으로 옮긴 사례도 나왔다.
이번 시험의 핵심은 채권과 펀드가 실제 금융시장 인프라 안에서 어떤 규칙으로 발행되고 이전·결제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이타우와 오픈애셋츠는 ANBIMA 시범사업을 통해 해당 절차와 기술 표준을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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