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서부 자위야의 정유·전력 시설이 잇따라 드론 공격을 받고, 동부 벵가지에서는 군 정보 책임자가 차량폭탄으로 숨졌다. 에너지 인프라와 치안, 중앙은행을 둘러싼 혼선이 동시에 겹치며 리비아 정세 불안이 다시 커졌다.
AP통신(Associated Press)은 자위야 정유시설의 연료 저장 탱크가 11일 드론 공격을 받은 뒤 대형 화재로 붕괴됐다고 전했다. 공격 당시 탱크에는 연료 450만 리터가 들어 있었다.
같은 지역 전력 변전소도 13일 또 다른 드론 공격으로 전소됐다. 이 변전소는 주택과 상가에 전력을 공급하던 핵심 설비였고, 공격 뒤 설비 가동이 멈췄다.
자위야는 리비아 최대 정유시설과 수출 터미널, 발전소가 모인 서부 에너지 거점이다. 공격 주체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압둘하미드 드베이바(Abdul-Hamid Dbeibah) 리비아 총리는 에너지·전력 설비 공격을 비판하며 “책임자를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정유와 전력 공급을 동시에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현장 안전 우려도 커졌다. 전력회사와 현장 운영 측은 후속 공격 이후 외부 기술팀 철수를 요청했고, 미 제너럴일렉트릭(GE)도 현장 인력을 철수했다.
동부 벵가지에서는 파우지 알만수리(Fawzy al-Mansouri) 리비아국민군 군 정보 책임자가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터지면서 사망했다. AP통신은 알만수리를 칼리파 하프타르(Khalifa Hifter) 진영의 군 정보 책임자로 설명했다.
자위야 공격과 벵가지 차량폭탄 사건은 같은 시기에 벌어졌지만, 두 사건을 같은 배후로 묶을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지역의 인프라 공격과 치안 사건이 동시에 겹치며 불안이 커진 구조다.
리비아는 서부의 드베이바 정부와 동부의 오사마 하마드(Ossama Hammad) 행정권으로 갈라져 있다. 동부는 하프타르 세력이 뒷받침한다.
무장세력과 지역 권력이 겹친 구조 때문에 정유시설, 발전소, 중앙은행 같은 핵심 기반시설은 정치 충돌 때마다 압박 지점이 됐다. 자위야는 정유와 수출, 전력이 맞물린 지역이라 공격 여파가 단순 시설 피해를 넘어 공급망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
중앙은행을 둘러싼 혼선도 이어졌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나지 이사(Naji Mohammed Issa Belgasem) 리비아 중앙은행 총재 사임설이 퍼졌지만, 리비아 중앙은행 공식 이사회 페이지는 8월 10일 기준 그를 여전히 ‘총재 겸 이사회 의장’으로 표시했다.
중앙은행 문제는 단순 행정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2024년 리비아 중앙은행 통제권 갈등은 석유 생산과 수출 차질로 번진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정유·전력 설비 공격과 중앙은행장 사임설이 같은 시기에 겹쳤다. 다만 유가나 크립토 시장의 즉각적인 가격 반응을 보여주는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고, 국제유가 약세 흐름은 앞서 본지도 보도했다.
본지는 앞서 자위야 정유시설 연료탱크가 드론 공격을 받은 사안을 전한 바 있다. 이후 전력 변전소 전소와 벵가지 차량폭탄 사망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리비아의 에너지 인프라와 치안 불안이 함께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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