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2차시장 평가액 14.4% 낮게 제시됐다

| 류하진 기자

앤스로픽(Anthropic)의 2차시장 내재 평가액이 직전 투자 유치 때보다 14.4% 낮게 제시됐다. 인공지능(AI) 대표 비상장사로 꼽히는 앤스로픽의 상장 전 투자 심리가 가격과 내부 전언 양쪽에서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스톡 애널리시스(Stock Analysis)는 하이브(Hiive) 2차시장 가격을 바탕으로 앤스로픽의 내재 평가액을 약 8,260억 달러(약 1,171조원)로 제시했다. 이는 5월 완료된 최신 투자 라운드 평가액 약 9,650억 달러(약 1,367조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2차시장은 비상장사 주식이 기업공개(IPO) 전에 기존 주주나 투자자를 통해 거래되는 시장이다. 거래가 제한적이고 수요·공급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만큼 공식 기업가치나 공모가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앤스로픽이 대형 IPO를 앞두고 잠재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제기한 쟁점은 저비용 중국 AI 모델과의 경쟁,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자본 지출과 인프라 위험 등이다.

AI 기업의 기업가치는 매출 성장뿐 아니라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비용, 데이터센터 확보 능력, 주요 클라우드·기업 고객과의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2차시장 할인은 일부 투자자가 이런 비용 구조와 경쟁 환경을 더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내부 문화 논란은 브라이언 뢰멀레(Brian Roemmele) 기술 블로거의 X 게시물에서 불거졌다. 뢰멀레는 한 초기 투자자를 인용해 투자자와 직원 사기가 낮아졌고,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뢰멀레는 일부 직원들이 비공개 소통 채널을 만들었다고도 전했다. 다만 이 주장은 공개된 단일 전언에 기반하며, 앤스로픽은 관련 주장에 공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앤스로픽은 AI 안전성과 거버넌스를 강조해 온 회사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스로픽 최고경영자는 회사의 안전 중심 노선을 상징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뢰멀레의 주장 안에서는 회사가 빠르게 커지는 과정에서 초기 문화와 상업적 확장 사이의 긴장이 커졌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는 내부 문화 논란 자체보다 앤스로픽의 성장 단계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비상장사의 상장 전 투자 유치는 기업가치를 미리 검증하는 절차로 활용된다. 본지도 앞서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이 기업공개에 앞서 투자 유치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사안은 AI 비상장사 평가 방식과 맞닿아 있다. AI 인프라 투자, 클라우드 비용, 반도체 수요가 기업가치 산정에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앤스로픽의 2차시장 가격은 제한된 거래에서 형성된 참고 지표다. 공식 IPO 절차에서 기관 투자자 수요와 공모 조건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회사의 최종 평가로 볼 수 없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앤스로픽의 2차시장 내재 평가액이 직전 투자 유치 평가액보다 낮게 제시됐고, 잠재 투자자들이 경쟁과 비용 구조를 주요 쟁점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IPO 조건은 공식 절차가 진행돼야 드러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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