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뮤트가 가상자산 시장조성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공지능(AI) 인프라와 고빈도매매 시스템에 5년간 약 10억 달러(약 1조4170억원)를 투입한다.
블룸버그는 윈터뮤트가 주식, 원자재, 외환, 예측시장 등 전통 금융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브게니 가에보이(Evgeny Gaevoy) 윈터뮤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투자 재원을 유보 이익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가상자산 전문 시장조성사’에서 여러 자산군을 다루는 거래회사로 매출 구조를 넓히는 데 있다. 윈터뮤트의 비가상자산 사업은 현재 매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회사는 2027년 말까지 이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다.
사업 전환 배경에는 거래량 둔화가 있다. 윈터뮤트의 올해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100억 달러(약 14조1700억원)로, 지난해 약 150억 달러(약 21조2550억원)에서 줄었다. 디지털자산 시장 활동이 약해지면서 수익 기반을 넓힐 필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투자금은 컴퓨팅 파워, 저장장치,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배정된다. 이 인프라는 대규모 데이터와 지속적인 모델 훈련·재훈련을 필요로 하는 정량 거래 전략을 뒷받침하는 용도로 쓰인다.
고빈도매매는 짧은 시간 안에 대량 주문을 내고 취소하며 가격 차이를 포착하는 거래 방식이다. 거래 지연 시간이 짧을수록 유리해 통상 네트워크, 서버 위치, 데이터 처리 속도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AI 인프라는 이런 거래 전략에서 데이터 분석과 모델 개선을 반복하는 기반으로 쓰인다.
윈터뮤트는 이미 상장지수상품(ETP), 실물자산 연계 무기한 선물, 예측시장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이번 투자는 이 흐름을 AI와 전통 금융시장 거래 인프라로 확장하는 성격이 강하다.
미국 사업 기반도 함께 마련했다. 윈터뮤트의 미국 법인은 최근 브로커딜러로 등록해 규제권 안의 증권 거래시장에 들어갈 통로를 확보했다. 이 등록으로 윈터뮤트 미국 법인은 자기 계정으로 주식과 주식 옵션을 거래하고, 상장지수상품의 지정 참가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브로커딜러 등록은 가상자산 현물·파생상품 유동성 공급에서 출발한 회사가 규제 증권시장과 접점을 넓히는 단계다. 가상자산 기업과 전통 금융사가 같은 상품군에서 경쟁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이번 계획이 가상자산 사업 철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윈터뮤트는 디지털자산 유동성 공급을 주력으로 성장해 왔고, 새 투자 계획은 같은 거래 기술을 더 넓은 자산군에 적용하려는 시도다. AI 인프라와 전통 금융시장 확대가 실제 매출 구조에 미칠 영향은 회사의 투자 집행과 2027년 말 목표 달성 여부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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