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 국채 1714조원, 엔화 공조와 맞물렸다

| 이준한 기자

미국과 일본의 엔화 방어 공조가 일본의 미 국채 매각 압력을 낮추는 장치로도 해석되고 있다.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이 외환시장 대응을 넘어 미 국채 시장 안정 문제와 맞물린 것이다.

연합인포맥스는 14일 칼럼에서 미국이 7월 31일 일본과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고 전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64엔까지 올랐다가 개입 이후 155엔까지 내려갔고, 이후 159엔 선으로 낙폭을 줄였다.

이번 개입의 핵심은 엔화 매수에 필요한 달러 조달 방식이다.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를 사려면 시장에서 달러를 팔아야 한다.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면 보유한 미 국채를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일본은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이다. 일본이 미 국채를 대량 매각하면 국채 가격은 내려가고 금리는 오를 수 있다. 이미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대규모 매각은 미국 정부의 조달 비용과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미 재무부 국제자본통계(TIC)에 따르면, 2026년 4월 말 기준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2099억 달러(약 1714조원)로 집계됐다. 영국은 9375억 달러(약 1328조원), 중국 본토는 6511억 달러(약 923조원)를 보유했다. 한국의 보유액은 1352억 달러(약 192조원)였다.

이 대목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마(FIMA) 레포가 부각된다. 피마 레포는 해외 중앙은행과 국제통화당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연준에서 달러를 일시 조달하는 제도다. 연준은 이 제도가 승인된 해외 통화당국에 미 국채 공개시장 매각 외의 달러 조달 수단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본지는 앞서 FIMA 레포가 보유 국채를 처분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한국은행 설명을 전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당시 “미 국채가 없으면 FIMA 레포도 못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채 보유가 단순 투자자산을 넘어 위기 때 달러 유동성 접근권과 연결된다는 취지다.

피마 레포는 통상적인 시장 조달을 대체하는 상시 자금창구라기보다 이례적인 달러 조달 압력이 생겼을 때 쓰이는 안전판에 가깝다. 해외 통화당국은 보유 국채를 담보로 맡기고 달러를 빌릴 수 있어, 급박한 상황에서 국채를 시장에 직접 내다 팔 필요를 줄일 수 있다.

미 국채 시장의 부담은 이미 커진 상태다. 본지는 앞서 해외 수요 정체로 7년물 이상 장기 국채 입찰 소화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을 보도했다. 외국인의 보유액은 늘었지만 전체 미 국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낮아졌고, 신규 발행 물량을 시장이 얼마나 흡수할지가 쟁점으로 거론됐다.

미 국채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달러 유동성, 담보가치의 기준으로 쓰인다. 공급과 수요가 흔들리면 채권시장뿐 아니라 기업과 금융기관의 달러 조달 여건에도 영향을 준다. 환율 방어와 국채 수급이 분리된 사안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크립토 시장과의 연결고리도 이 지점에 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디지털자산은 미 국채와 직접 경쟁하는 자산은 아니다. 다만 미 국채 금리와 달러 유동성은 위험자산 선호와 자금 조달 환경에 영향을 준다.

국채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달러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 반대로 달러 유동성 장치가 작동하면 시장은 국채 매각 압력이 완화되는지에 주목한다. BTC와 ETH는 이런 거시 유동성 변화의 간접 영향권에 놓인다.

한국에도 시사점이 남는다. 한국은 2026년 4월 말 기준 1352억 달러(약 192조원)의 미 국채를 보유한 주요 보유국이다. 미 국채 보유는 준비자산 운용뿐 아니라 외환 안정, 달러 유동성 접근, 금융 외교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이번 공조 개입은 엔화 방어뿐 아니라 미 국채 매각 압력과 달러 조달 경로 문제로도 해석된다. 엔화 급락을 막기 위한 달러 조달 방식이 미국 국채 수급과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엔화 흐름과 함께 피마 레포 활용 여부, 일본의 미 국채 보유 변화, 장기 국채 입찰 수요를 함께 보게 됐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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