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메모리 업체 난야테크놀로지(Nanya Technology·2408)가 2027년 설비투자를 62억 달러(약 8조9000억원)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서버 수요가 D램 가격과 수익성을 끌어올렸지만, 계획은 아직 이사회 승인 전 단계다.
로이터는 난야테크놀로지가 2027년 설비투자 예비 계획을 2000억 대만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지출 규모의 약 4배다. 리페이잉(Pei-Ing Lee) 난야테크놀로지 사장은 온라인 설명회에서 이 계획이 신베이시 타산(Taishan) 새 메모리 팹 투자를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반등도 투자 확대 논의의 배경이다. 난야테크놀로지는 2026년 2분기 매출 825억5000만 대만달러, 순이익 501억9000만 대만달러, 매출총이익률 79.5%를 기록했다. 2025년 연간 매출 665억8700만 대만달러를 2026년 2분기 한 분기 매출만으로 넘어선 셈이다.
회사는 2025년 실적 발표 자료에서 1C·1D 첨단 공정과 맞춤형 AI 프로젝트가 일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새 팹 장비 반입은 2027년 초로 계획돼 있다. 앞서 본지도 난야의 7월 매출 급증 배경으로 AI 서버용 메모리 생산 확대와 성숙 D램 공급 축소가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증설 검토는 메모리 업황의 회복 국면과 맞물려 있다. AI 서버와 일반 서버는 고대역폭 메모리와 첨단 메모리 소비를 늘리고 있다. 수요가 단기간에 몰리면 기존 범용 D램 공급까지 빠듯해지고, 가격과 마진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다.
리페이잉 사장은 온라인 설명회에서 “강한 AI 수요가 메모리 칩, 특히 D램의 수급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서버와 일반 서버 수요가 고대역폭 메모리와 첨단 메모리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 검토가 곧바로 공급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타이베이타임스(Taipei Times)는 난야테크놀로지의 새 팹이 1단계 기준 2028년 월 3만 장 생산능력을 목표로 하고, 최대 생산능력은 월 4만5000장이라고 전했다. 장비 반입과 양산 사이에는 통상 시차가 있다.
타산 새 팹 관련 수치는 시점별로 다르게 제시됐다. 회사가 2021년 밝힌 초기 계획은 12인치 D램 팹, 월 4만5000장 생산능력, 총투자 약 3000억 대만달러였다. 2026년 보도에서는 총투자 4800억 대만달러, 1단계 월 3만 장, 2028년 목표가 제시됐다.
따라서 현재 계획은 초기 계획과 보도 수치를 분리해 봐야 한다. 총투자액이 재산정된 것인지, 생산능력 단계가 조정된 것인지는 추가 공시와 회사 발표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이사회 승인 전 수치를 확정 투자로 읽기는 어렵다.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기존 D램 생산능력 축소와 가격 상승이 난야테크놀로지의 2분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범용 D램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AI 서버 수요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반대편에는 사이클 리스크가 있다. D램 업황은 호황과 과잉공급이 빠르게 뒤바뀌는 산업이다. 대형 업체들의 증설이 한꺼번에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면 가격 흐름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국내 시장과도 연결점이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수록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의 중요성은 커진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한국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 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D램은 서버, PC,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휘발성 메모리다. 전원이 꺼지면 저장 정보가 사라지지만 처리 속도가 빠르다. AI 서버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만큼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하는 메모리 성능이 병목을 좌우한다.
난야테크놀로지의 2027년 설비투자 계획은 이사회 승인 여부가 첫 관문이다. 이후 새 팹 장비 반입과 2028년 1단계 생산 목표가 순차적으로 확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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