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마진 80% 목표, 샌디스크 AI 저장 전략 제시

| 이준한 기자

샌디스크(SanDisk·SNDK)가 2028~2030회계연도 비일반회계기준 매출총이익률 약 80%를 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AI 추론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저장장치 수요가 커진다는 판단 아래 장기 계약과 고대역폭 플래시(HBF)를 사업 전략의 핵심 축으로 세웠다.

샌디스크는 한국시간 13일 오후 10시 열린 2026년 투자자의 날에서 2028~2030회계연도 매출이 중·고십대 비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비일반회계기준 영업이익률 목표는 약 75%, 조정 자유현금흐름 마진 목표는 약 50%로 제시했다.

이번 회계연도 구간은 자연년 2028~2030년과 다르다. 샌디스크의 회계연도는 통상 6월 30일에 가장 가까운 금요일에 끝나며, 2026회계연도는 2026년 7월 3일 종료됐다. 이번 목표는 2027년 7월 전후부터 이어지는 세 개 회계연도를 가리킨다.

회사는 사업 투자 이후 남는 초과 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루이스 비소소(Luis Visoso) 샌디스크 최고재무책임자는 "우리는 성장, 지속가능성, 수익 환원을 최적화하고 있다"며 "사업에 투자한 뒤 초과 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반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기 수익성 목표와 주주환원을 함께 제시해 현금 창출력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단순 출하량 확대보다 수익성 관리에 있다. 샌디스크는 새 사업모델(NBM) 계약을 8개 고객과 체결했으며, 이 계약이 2027회계연도 비트 출하량의 약 50%, 2028회계연도 비트 출하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계약에는 물량 약정, 최소 재무 보장, 구조화된 가격 체계가 포함됐다.

낸드플래시는 가격 변동이 큰 대표적 메모리 품목이다. 샌디스크가 장기 계약을 강조한 것은 고객 수요와 생산 계획을 맞추고 업황 변동 노출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회사는 이 구조가 매출 예측 가능성과 현금흐름 가시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샌디스크는 비트 출하량도 수익성에 맞춰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장기 입력 비트 성장률 목표를 중·고십대 비율로 잡되, 실제 판매 가능한 비트 물량은 이익 최적화 필요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 전환으로 비트 밀도가 높아질 때 공급 과잉을 막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견문(华尔街见闻)은 린스에쿼티스트래티지스(Lynx Equity Strategies) 분석을 인용해 샌디스크의 낸드 기술 노드 전환이 평균 약 54%의 비트 증가를 가져온다고 전했다. 신규 공정의 생산 능력을 모두 시장에 풀기보다 일부 웨이퍼 생산을 줄이면 가격과 마진, 자본 효율을 방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추론도 주요 배경이다. 샌디스크는 AI 추론 작업에서 토큰 사용이 늘고 KV 캐시가 메모리 계층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2030년 기업 데이터센터 플래시 총유효시장(TAM)이 1.2제타바이트(ZB)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플래시 시장 규모에 대한 장기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샌디스크는 플래시 시장이 과거 연간 600억 달러(약 85조800억원) 수준의 매출 기반에서 2026년 3000억 달러(약 425조4000억원) 이상, 2027년에는 5000억 달러(약 709조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봤다. 이 수치는 회사가 AI 추론과 데이터센터 저장 수요를 장기 성장 근거로 제시한 대목이다.

기술 전략에서는 CBA(CMOS directly Bonded to Array) 기반 확장 방식을 내세웠다. 샌디스크는 BiCS9 QLC 기술이 BiCS8 배열과 BiCS10 기반 CMOS 웨이퍼를 결합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새 BiCS10 QLC 노드는 BiCS8 대비 비트 밀도를 60% 높였다고 밝혔다.

HBF는 AI 추론 시스템에서 저장장치의 용량과 대역폭을 함께 높이려는 기술이다. AI 모델이 훈련보다 추론 단계에서 더 넓게 쓰이면 연산 장치 가까이에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해야 한다. 샌디스크가 HBF를 내세운 것은 기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를 넘어 AI 시스템 구조 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한국 독자에게 닿는 지점은 AI 인프라와 메모리 공급망의 접점이다. 샌디스크는 HBF가 AI 추론 시대 저장 수요에 대응하는 기술 방안이 되고 있으며 관련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본지는 샌디스크가 2028~2030회계연도 장기 재무 목표를 공개한 뒤 골드만삭스의 매수 의견과 2200달러 목표주가를 유지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AI 인프라주 흐름을 다룬 기사에서 샌디스크가 투자자의 날 이후 단일 거래일 기준 약 16% 올랐고, 회사가 장기 매출 성장률과 약 80%의 매출총이익률 목표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샌디스크는 장기 재무 목표가 추정과 가정에 기반한 전향적 지표라고 밝혔다. 실제 결과는 수요, 평균판매가격, 경쟁, 기술 전환, 공급망, 메모리 업황 주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