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앤트로픽(Anthropic)을 AI 선두 기업으로 평가하면서 아마존($AMZN)의 AI 인프라 투자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앤트로픽이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약정한 장기 컴퓨팅 수요와 아마존의 투자 지분가치가 함께 검증대에 오른 흐름이다.
머스크는 7월 9일 X에서 앤트로픽에 대한 기존 판단이 “분명히 틀렸다”고 썼다. 그는 앤트로픽을 현재 AI 선두로 평가하고, 미토스(Mythos)와 페이블(Fable) 모델을 경쟁사 모델 가운데 강한 축으로 언급했다.
머스크의 발언은 경쟁 AI 기업 xAI를 이끄는 인물이 공개적으로 평가를 바꿨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다만 이번 사안의 핵심은 머스크 개인의 견해보다 앤트로픽과 아마존 사이에 얽힌 인프라와 자본의 연결 구조다.
앤트로픽과 아마존은 4월 20일 협업 확대를 발표했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의 트레이니움(Trainium) 칩을 포함해 최대 5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고, 향후 10년간 AWS 기술에 1000억 달러(약 141조5000억원) 이상을 쓰기로 했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에 50억 달러(약 7조1000억원)를 즉시 투자하고, 향후 최대 200억 달러(약 28조3000억원)를 추가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분투자와 클라우드 사용 약정이 함께 묶인 구조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단순 지분투자보다 클라우드 수요가 더 직접적인 연결고리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이 AWS를 주요 트레이닝·클라우드 파트너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앤디 재시(Andy Jassy)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발표에서 “앤트로픽의 향후 10년 AWS 트레이니움 사용 약정은 맞춤형 실리콘에서 함께 이룬 진전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자체 AI 칩과 클라우드 용량을 대형 AI 고객 수요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앤트로픽도 인프라 필요를 전면에 세웠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CEO는 같은 발표에서 “클로드가 사용자 업무에 점점 필수적이라는 말을 듣고 있으며,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협업으로 AWS 고객 10만 곳 이상에 클로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대형 AI 모델의 경쟁력이 모델 성능뿐 아니라 학습·추론에 필요한 전력, 칩, 데이터센터 용량 확보와 맞물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마존의 2026년 2분기 실적에는 이 거래의 재무 효과가 일부 반영됐다. 아마존은 2분기 순매출이 2006억 달러(약 28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고, AWS 매출은 422억 달러(약 59조7000억원)로 3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분기 순이익에는 앤트로픽 투자에서 주로 발생한 비영업성 세전 기타이익 534억 달러(약 75조6000억원)가 포함됐다. 다만 이 이익은 영업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현금흐름이 아니라 투자 평가와 연결된 비영업 항목이다.
아마존의 잉여현금흐름도 AI 투자 확대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로 최근 12개월 기준 76억 달러(약 10조8000억원) 유출로 돌아섰다. AWS 성장률과 투자 평가이익이 동시에 부각됐지만, 데이터센터와 칩 투자가 현금흐름에 주는 부담도 함께 커진 셈이다.
앤트로픽의 몸값 역시 아마존 투자자들이 보는 핵심 변수다. 앤트로픽은 5월 28일 시리즈 H에서 650억 달러(약 92조원)를 조달하며 9650억 달러(약 1365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 라운드에는 아마존의 선행 투자 50억 달러가 포함됐다. 앤트로픽은 6월 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S-1 초안을 제출해 기업공개 절차의 초기 단계에도 들어갔다.
상장 시점과 공모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공모 여부가 SEC 심사와 시장 상황에 달렸고, 발행 주식 수와 가격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흐름은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AI 매출이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소수 고객에 크게 의존한다는 지적과도 맞닿아 있다. 머스크의 발언 변화는 앤트로픽의 기술 경쟁력을 둘러싼 인식 변화를 보여줬지만, 아마존 실적에 미칠 영향은 AWS 매출, 설비투자 부담, 앤트로픽 지분가치 변동을 함께 봐야 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