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프로그램 억제를 위해 미국인이 더 높은 휘발유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원유와 휘발유 가격을 밀어 올리는 가운데, 지정학 리스크가 소비와 위험자산 심리에 함께 번지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15일 뉴욕 가든시티 연설에서 이란 견제와 휘발유 가격 부담을 연결해 말했다. 배런스는 같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통제권을 주장했고, 전쟁이 끝난 뒤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항로다. 이 항로에서 통항 차질이나 군사 긴장이 커지면 원유 가격에 위험 프리미엄이 붙고, 정유·운송 비용을 거쳐 휘발유 가격에도 압력이 생기는 구조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8월 2일 기준 갤런당 4.0960달러였다. AAA는 7월 30일 공지에서도 전국 평균 가격이 4.09달러였고, 호르무즈 해협 주변 불안정이 원유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 긴장도 이어졌다. AP는 한국시간 15일 아부다비 국영 ADNOC가 운용하는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했다.
이란은 미국의 해협 통제 주장과 미국식 해석을 거부하며 주권을 주장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에너지 가격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이란이 해협 통제권과 통항 질서를 두고 충돌하는 외교·안보 사안으로 번진 셈이다.
백악관 메시지도 한 달 사이 달라졌다. 백악관은 6월 19일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고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7월 28일 공개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군의 해협 통제와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합의와 통제 주장이 교차하면서 시장은 발언보다 실제 통항과 유가 흐름을 더 민감하게 보고 있다. 공개 선박 추적 자료는 선박이 위치 식별 장치를 끄는 경우 실제 물동량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어, 통항량 해석에도 신중함이 필요하다.
미국 경제에는 이미 에너지 가격 부담이 반영됐다. 연방준비제도는 7월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높은 휘발유 가격이 소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휘발유 가격은 미국 소비자 체감 물가와 정치 여론에 직접 닿는 지표다. 본지는 앞서 트럼프 경제 메시지가 인플레이션과 휘발유 가격 부담 속에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언도 외교 메시지이면서 동시에 가계 부담 논쟁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물류비와 생산비를 거쳐 다른 품목 가격에도 압력이 생긴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일시적 충격인지,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번지는지에 따라 금리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암호자산 시장의 직접 반응은 제한적이다. 코인데스크는 7월 27일 미국과 이란의 긴장 완화로 원유가 하락하고 위험자산이 반등하는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BTC)이 안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7월 13일에는 전쟁발 매도세 속에서도 BTC가 6만3800달러 부근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변수는 BTC 가격 자체보다 유가, 인플레이션, 금리 기대를 거쳐 위험선호에 영향을 주는 재료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본지도 앞서 비트코인 시장이 중동 변수보다 미국 경제 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흐름을 전한 바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연결점은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수입 물가와 환율, 금리 기대가 함께 움직일 수 있고, 이는 국내 증시와 암호자산 거래 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발언만으로 특정 자산 가격의 방향을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단일 가격 전망이 아니라 이란 억제 정책의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논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억제의 필요성을 내세웠고, AAA와 연준 자료는 휘발유 가격과 에너지 물가 부담이 이미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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