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를 둘러싼 러시아 이용자 자료 제공 논란과 유럽연합(EU) 이용자 대상 거래소 전송 제한이 맞물리며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의 제재 준수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러시아 수사 협조, 러시아 중앙은행의 암호화폐 위험 관리 강화, EU 제재 이행이 한 흐름으로 겹친 것이다.
로이터는 러시아 수사기관이 우크라이나 모금 활동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 유리 벨렌키(Yuri Belenkiy) IT 전문가의 거래 내역을 요청했고, 바이낸스가 그의 주소와 전화번호, 여권 정보, 신분증 자료를 제공했다고 수사 문서를 토대로 전했다. 벨렌키는 2023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우크라이나 군과 아조우 여단으로 불리는 단체에 700달러(약 99만원) 넘는 암호화폐를 보낸 것으로 보도됐다.
이번 사안은 로이터가 수사 문서를 토대로 전한 바이낸스의 러시아 당국 자료 제공 보도와 이어진다. 당시 쟁점은 중앙화 거래소가 보유한 고객 정보가 수사기관 요청에 따라 어디까지 제공될 수 있는지, 그 자료가 이후 어떤 수사 절차에 쓰이는지였다.
바이낸스는 2023년 9월 러시아 현지 사업을 CommEX에 매각하고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이용자 자료와 수사 협조 문제는 거래소가 특정 국가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뒤에도 남을 수 있는 규제 리스크를 보여준다.
중앙화 거래소는 이용자 확인, 거래 기록 보관, 의심 거래 보고 같은 준법 체계를 운용한다. 이 구조는 자금세탁 방지와 제재 이행에는 필요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거래 기록과 신원 정보가 국경 밖 수사나 제재 절차와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암호화폐를 금융 위험 관리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 초안은 브로커, 신탁업자, 외환딜러, 암호화폐 환전업자가 건전성 비율을 계산할 때 암호화폐 보유분을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건전성 비율은 금융회사의 안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자본과 위험자산 등을 비교하는 지표다. 초안은 산정 대상을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로 제한하고, 계산에 반영되는 자산 가치를 25%로 제한한다. 이 안은 규제영향 검토 단계다.
EU 쪽에서는 바이낸스가 HTX 등 11개 거래소와의 전송을 차단했다. AMBCrypto는 바이낸스가 러시아 관련 최신 제재 패키지에 맞춰 특정 플랫폼을 통한 암호화폐 이동을 제한하려는 조치로 EU 이용자의 해당 거래소 전송을 막았다고 전했다.
이 조치는 EU의 러시아 관련 최신 제재 패키지에 맞춰 특정 플랫폼을 통한 암호화폐 이동을 제한하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EU 제재는 러시아 소재 플랫폼뿐 아니라 러시아 밖에서 제재 우회를 돕는 것으로 판단되는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까지 겨냥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거래소 간 전송 제한은 이용자에게 곧바로 체감되는 규제다. 특정 거래소로 자산을 보내거나 받는 경로가 막히면 이용자는 출금 경로를 바꿔야 하고, 거래소는 송금 상대와 수취 플랫폼을 더 세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지역별 제재 명단과 고객 국적, 접속 지역, 수취 지갑이나 플랫폼을 동시에 확인해야 한다. 같은 암호화폐라도 어느 이용자가 어느 관할권에서 어떤 플랫폼으로 보내는지에 따라 처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해외 제재가 국내 이용 환경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이용자가 글로벌 거래소를 함께 쓰거나 해외 플랫폼과 자산을 이동하는 경우, 특정 국가 제재나 거래소 내부 정책 변화가 송금 가능 여부를 바꿀 수 있다.
러시아 수사 협조 논란은 개인정보와 거래 기록의 제공 범위를 묻는 사안이다. EU 전송 제한은 제재 대상과 연결된 플랫폼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두 사안은 암호화폐가 국경을 넘는 자산이라는 성격과 각국 규제가 충돌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러시아 중앙은행 초안은 규제영향 검토를 거치고 있다. 바이낸스의 EU 이용자 전송 제한은 HTX 등 11개 거래소를 대상으로 적용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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