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기 실질 자연이자율 추정치가 약 1.5%로 제시되면서 현재 정책금리가 물가를 감안하면 중립 수준보다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명목금리만 보면 높은 수준이지만, 실질금리와 자연이자율의 관계로 보면 통화정책 기조가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뜻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San Francisco)은 한국시간 18일 공개된 '중기 자연이자율 평가' 보고서에서 현재 중기 실질 자연이자율을 약 1.5%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 연방기금금리가 자연이자율보다 낮아 현재 통화정책이 다소 완화적이라고 분석했다.
자연이자율은 경제가 완전고용에 가깝게 움직이고 물가가 안정될 때 성립하는 실질 단기금리다. 실제 실질금리가 자연이자율보다 높으면 통화정책은 긴축적으로, 낮으면 완화적으로 해석된다.
이번 분석의 핵심은 '중기' 자연이자율이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단기 자연이자율 추정치가 경기 충격에 크게 흔들리고, 장기 추정치는 일시적 경기 변동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봤다.
보고서는 중기 자연이자율이 단기와 장기 추정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경로를 평균해 변동성을 낮추면서도 경기 흐름 변화는 일부 반영하는 방식이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1987년부터 2025년 4분기까지의 인플레이션, 경제 성장률, 금리 흐름을 활용해 거시경제 모델을 추정했다. 분석에는 물가, 성장, 유효 연방기금금리,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금융시장에 반영된 연방기금금리 기대가 쓰였다.
보고서는 중기 자연이자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거의 5%포인트 하락한 뒤 이후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기간에도 4%포인트 하락한 뒤 3년 이내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기 실질 자연이자율 추정치는 약 1.5%다.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가 3.5~3.75%이고 인플레이션이 3% 수준에 머무는 상황을 적용하면 실질 연방기금금리는 약 0.5~0.75%로 계산된다.
이 수치는 자연이자율보다 낮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이 관계가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다소 완화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봤다.
자연이자율은 실제 시장에서 직접 관측되는 금리가 아니라 모델로 추정하는 지표다. 같은 경제 자료를 두고도 모델의 구조와 가정에 따라 추정치가 달라질 수 있어 정책 판단에는 불확실성이 따른다.
보고서는 중기 자연이자율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과 고용 목표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추정치의 변동성과 측정 오차는 여전히 정책 판단의 부담으로 남는다.
이번 분석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논쟁이 명목 정책금리 수준만으로 판단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가를 뺀 실질금리가 자연이자율보다 낮다면 높은 명목금리에도 완화적 기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 경제 지표도 같은 논쟁의 배경에 놓여 있다. 본지는 앞서 미국 3분기 성장률 실시간 추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 4.3%로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소비 흐름과 물가 경로가 함께 흔들리면 자연이자율 추정과 정책금리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에 미칠 영향은 금리 경로와 물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자연이자율 분석은 통화정책 기조를 해석하는 기준일 뿐, 특정 자산 가격의 방향을 직접 뜻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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