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64억달러 유출, 6월 약세 키웠다

| 서도윤 기자

비트코인(BTC)이 6월 한 달 20% 넘게 하락한 배경에는 미국 현물 ETF 자금 유출과 스트레티지(Strategy)의 BTC 매도, 거시 긴축 부담이 함께 작용했다. 다만 이 흐름을 개인투자자의 전면 이탈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는 6월 30일 기준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의 30거래일 순유출이 63억5000만 달러(약 8조9789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6월 한 달 기준 순유출도 약 45억 달러(약 6조3630억원)로 사상 최대 월간 유출이었다. 같은 달 BTC는 20.1% 하락해 약 5만8700달러에 마감했다.

ETF 유출은 6월 초부터 두드러졌다. 갤럭시 리서치는 6월 5일 주간 메모에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P가 13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고, 이 기간 43억3000만 달러(약 6조1226억원)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20거래일 롤링 기준 유출액은 54억2000만 달러(약 7조6639억원)였다.

현물 ETF와 ETP는 투자자가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상장 상품이다. 기초자산인 BTC 가격을 따라가도록 설계돼 있어, 자금 유출입은 기관과 개인의 위험 선호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다만 기간 산정 방식이 일별, 월간, 롤링 기준으로 갈리기 때문에 같은 숫자를 다른 기간에 대입하면 시장 흐름을 잘못 읽을 수 있다.

상장사 보유 물량도 수급 부담으로 작용했다. 스트레티지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에서 6월 29~30일 1363 BTC를 8080만 달러(약 1143억원)에 매도했고, 7월 1~5일에는 2225 BTC를 1억3520만 달러(약 1912억원)에 팔았다고 공시했다. 7월 5일 기준 보유량은 84만3775 BTC였다.

회사는 매각 대금을 우선주 배당 지급과 달러 준비금 보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트레티지는 5월 26~31일에도 32 BTC를 약 250만 달러(약 35억원)에 매도했다. 이 때문에 '2022년 이후 첫 매도'라는 표현이 시장에 퍼졌지만, 7월 공시까지 보면 2026년 매도는 단발성 사건보다 자금 운용 과정으로 보는 편이 맞다.

스트레티지는 대규모 BTC 보유 상장사라는 점에서 일반 기업보다 시장의 시선이 더 크다. 회사의 매수는 한동안 상장사 비트코인 보유 전략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졌고, 반대로 매도 공시는 기관 수요 약화 신호로 해석되기 쉽다. 이번 매도 규모 자체보다 반복성과 목적이 중요하게 읽히는 이유다.

거시 환경도 약세를 키웠다. 갤럭시 리서치는 6월 약세 배경으로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기조, AI 관련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 ETF 유출을 함께 제시했다. 금리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성장주와 AI 관련 자산으로 관심이 이동하며 BTC의 수급 받침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코인데스크는 번스타인 분석을 인용해 올해 BTC 자금 유입 둔화의 배경으로 AI 관련 자산 선호를 들었다. 반면 코인데스크는 별도 보도에서 크립토에서 현금으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고 전했다. 자금 이동은 확인되지만, 그 방향을 단일한 '리테일 이탈'로 묶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개인투자자 흐름도 엇갈린다. PwC 산하 스트래티지앤(Strategy&)은 2026년 크립토 설문에서 개인투자자 56%가 최근 변동성을 가격 하락 때 추가 매수 기회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80% 이상은 향후 12개월 안에 디지털자산 비중 확대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온체인 데이터 역시 한쪽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글래스노드(Glassnode)는 7월 1일 보고서에서 장기보유자가 다시 축적 국면으로 돌아섰고 여러 지갑군에서 공급 흡수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장기보유자 축적은 매도 압력이 약해지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손실 상태의 BTC 공급 증가는 다른 방향의 압박을 보여준다. 코인데스크는 손실 상태에 있는 BTC 공급이 1083만 BTC로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는 바닥 형성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읽힐 수 있지만, 동시에 투자자 스트레스가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내 투자자가 봐야 할 대목은 가격 자체보다 자금 흐름의 성격이다. 6월에는 ETF 유출과 상장사 매도가 함께 나타났고, 7월에는 ETF 흐름이 소폭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본지는 앞서 이더리움 ETF가 7월 순유입에서 비트코인 ETF를 앞선 흐름을 전한 바 있다.

기관 수급은 6월 급격히 흔들렸지만 이후 일부 회복 신호가 나타났다. 이 흐름이 단순한 되돌림인지, 자금 재배분 이후 안정 과정인지는 ETF 순유입 지속 여부와 장기보유자 축적 흐름으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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