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총지출이 820조원 이하로 편성되면 내년 국고채 순증 물량이 올해보다 28조4000억원 이상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수 호조와 지출 규모가 함께 맞물리면 최근 채권시장의 수급 부담이 일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9일 채권전략 리포트에서 2027년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와 국고채 발행 한도가 이달 말 채권시장의 핵심 변수라고 밝혔다. 2022년 이후 다음 연도 예산안은 매년 8월 27~31일 사이 발표됐다.
올해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27일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예산안과 국고채 발행 한도는 금통위 이후인 28일이나 31일 공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도 총지출을 810조원으로 가정하면 국고채 총발행량을 207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총지출 820조원은 217조4000억원, 830조원은 227조4000억원으로 계산했다.
기획재정부가 2026년 국고채 발행계획에서 확정한 올해 국고채 총발행 규모는 225조7000억원이다. 이와 비교하면 총지출이 820조원 이하일 때 내년 총발행량은 올해보다 줄어드는 구조다.
순증 물량 감소 폭은 더 크게 제시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총지출 810조원, 820조원, 830조원을 각각 적용할 경우 내년 국고채 순증 규모를 71조원, 81조원, 91조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순증 물량 109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각각 38조4000억원, 28조4000억원, 18조4000억원이다. 순증은 만기 상환을 위한 차환 발행분을 제외하고 국가채무 잔액을 새로 늘리는 발행분을 뜻한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관리재정수지와 통합재정수지의 연평균 적자폭은 각각 106조원, 48조원이었지만, 세수입 호조로 내년도 적자폭이 71조원, 17조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적자 폭 축소가 국고채 발행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연구원은 “특히 최소 18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국고채 순증 규모는 향후 수급 불안 이슈를 일부 경감시킬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추정은 총지출 규모가 810조~830조원 범위에 놓인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세수 전망의 핵심에는 반도체 업황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도 국세수입이 500조원 이상, 총지출은 80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가 세수 전망에 반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미래대응기금의 규모와 운용안 마련 절차도 국고채 발행 규모를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다만 미래대응기금이 당장 2027년 국고채 발행계획을 크게 바꾸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붙었다. 안 연구원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대응기금의 자금은 올해 초과세수, 내년도 추가세수로 적립할 공산이 크다”며 “2027년보다 2028년 국고채 발행 계획에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이 특히 보는 지점은 장기물 수급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국고채 발행량이 만기별로 2~3년물 2조7000억원, 5~10년물 5조1000억원, 20년 이상 초장기물 8조4000억원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최근 국고채 발행에서 단기물 비중을 늘리는 흐름이 이어지면 초장기물 감소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초장기물은 투자자층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발행 물량 변화가 수급 심리에 민감하게 반영되는 구간이다.
지난해 예산안 발표 때는 국고채 발행 한도 증가가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2024년 8월 2025년도 예산안과 국고채 발행 한도가 공개된 당일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장중 변동폭은 각각 5.8bp, 10.7bp였다.
당시 국고채 발행 한도는 전년보다 약 40조원 늘어난 198조원이었다. 올해도 총지출이 830조원 이상으로 확대되면 국고채 발행량 감소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안 연구원은 “현재도 내년 총지출액이 800조원 이상이 될 거란 전망과 WGBI 자금 유입 종료 등으로 수급에 대한 우려가 잔존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올해 내년도 예산안 발표의 채권시장 약세 압력은 낮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8월 말 예산안에서 총지출 규모, 국고채 발행 한도, 만기별 발행 배분을 함께 확인할 예정이다.
검증에 사용한 자료: 아시아경제 원문(https://view.asiae.co.kr/article/2026081818294473471), 국채시장 누리집(https://ktb.moef.go.kr/main.do), 뉴스핌의 2026년 국고채 발행계획 보도(https://www.newspim.com/news/view/20251226000705), 연합인포맥스 미래대응기금 보도(https://kbthink.com/news-list/view.html?newsId=20260710094236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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