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입품의 실효 관세율이 지난해 말 11%에서 올해 5월 7% 미만으로 내려가면서 관세발 물가 압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한국시간 19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실효 관세율 하락 이후 관세가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흐름이 최근 몇 달 동안 안정됐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 물가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관세가 미치는 영향도 정체됐다는 평가다.
실효 관세율은 수입업자가 실제 부담한 관세를 수입품 가치로 나눈 지표다. 정부가 발표하는 명목 관세율과 달리 예외, 면제, 수입 구성 변화가 반영돼 실제 수입 비용 부담을 보는 데 쓰인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은 관세가 올해 2월 전까지만 해도 연준 목표를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월 이후 실효 관세율이 뚜렷하게 낮아지면서 소비자물가로 이어지는 영향도 줄었다고 봤다.
연은은 “최근 몇 달 동안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징후”라고 밝혔다. 관세 부담이 낮아지면 수입 비용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시간이 지나 소비자물가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관세 압력은 지난해부터 미국 물가의 주요 변수로 꼽혔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FRED 블로그는 7월 2일 글에서 실효 관세율이 2024년 약 2.5% 수준에서 안정적이었지만 2025년에는 11% 이상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같은 글은 내구재 가격 흐름도 함께 짚었다. 내구재 가격은 전년 대비 3% 안팎 하락하던 구간에서 2026년 초 2~3% 상승으로 돌아섰다.
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둘러싼 법적 제약도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월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관세는 수입업체가 먼저 부담하지만, 이후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을 거쳐 소비자에게 일부 전가될 수 있다. 전가 폭은 기업의 가격 결정력, 재고 수준, 대체 공급처 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연준 내부 연구도 관세 전가를 물가의 주요 변수로 봤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연구진은 6월 공개한 논문에서 2025년 관세가 고노출 품목 가격에 15~20% 정도 전가됐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는 평균 관세 노출이 높아질 때 가격은 1~2% 오르고 지출은 약 4% 줄었다고 밝혔다. 관세가 물가뿐 아니라 가계의 소비 지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 흐름은 금리 경로와 위험자산 유동성을 가늠하는 재료다. 본지는 앞서 관세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조짐을 다룬 바 있다.
다만 관세율 하락이 곧바로 연준의 정책 전환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물가 판단에는 관세 외에도 임금, 서비스 가격, 에너지 가격, 소비 수요가 함께 반영된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은 실효 관세율이 현 수준에서 안정되거나 더 낮아지면 전체 인플레이션에서 관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추가로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물가 지표와 수입 가격 흐름이 관세 효과의 지속 여부를 가를 기준이 된다.
확인에 사용한 자료: 연합인포맥스 원문,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블로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연구, SCOTUSblog 사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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