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재정증권 매입 중단이 일시 조정에 그칠 수 있다는 민간 금융사 전망이 나왔다. 단기자금시장 유동성은 안정적이지만 연말까지 미국 단기 국채 발행이 늘면 지급준비금 관리 필요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존 벨리스(John Velis) BNY멜론(BNY Mellon) 미국 전략헤드가 18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급준비금 관리 매입(RMP)을 두고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유동성 상황이 정당화된다면 이번 가을에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BNY멜론은 연준의 이번 중단을 정책 종료보다 유동성 여건에 따른 조정으로 해석한 셈이다.
RMP는 연준이 은행권 지급준비금을 풍부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만기 1년 이하 재정증권 등을 사들이는 운용 방식이다. 기준금리 결정이나 양적완화와는 구분되며, 단기자금시장 금리 통제를 뒷받침하는 기술적 운용에 가깝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8월 14일부터 9월 14일까지 약 170억 달러(약 24조원)의 재투자 매입은 진행하지만 RMP는 실시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직전 기간에는 재투자 매입 약 176억 달러(약 24조9000억원)와 RMP 약 100억 달러(약 14조원)가 함께 예정돼 있었다.
이번 운용 기간에 RMP가 0으로 줄어든 것은 지난해 12월 제도 개시 이후 처음이다. 연준의 재정증권 매입이 모두 중단된 것은 아니며, 기관채·주택저당증권 관련 원금 상환분 재투자 매입은 이어지는 구조다.
벨리스 헤드는 현재 머니마켓 유동성이 풍부하고 “어떠한 긴장의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미 재무부의 최신 추정치를 근거로 12월까지 1조3000억 달러(약 1836조원) 이상의 재정증권 발행이 예상된다며 “유동성 상황은 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정증권 발행이 늘면 시장이 흡수해야 할 단기 국채 물량이 커진다. 통상 국채 매입 자금이 재무부 계정으로 이동하면 은행권 지급준비금에는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연준의 공개시장운영 규모와 속도가 단기자금시장에 영향을 준다.
벨리스 헤드는 재투자 목적의 재정증권 매입이 발행 증가에 따른 지급준비금 감소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올해 RMP의 끝을 보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단지 몇 달 후에 그것은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매입 축소는 지난해 말 시작된 RMP 흐름과 대비된다. 연준은 2025년 12월 지급준비금이 풍부한 범위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단기 국채 매입을 시작했다.
이후 월간 RMP 규모는 4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 100억 달러로 낮아졌고 이번 기간에는 0이 됐다. 앞서 본지는 지급준비금 관리 매입이 9월 14일까지 한 달간 중단된다고 전했다.
연준은 7월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올해 초 이후 재정증권을 약 2500억 달러(약 353조원)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1600억 달러(약 226조원)는 RMP, 약 900억 달러(약 127조원)는 기관채 원금 상환분 재투자였다.
같은 보고서에서 연준 자산은 약 1500억 달러(약 212조원) 늘어 6조7000억 달러(약 9460조원)가 됐고, 지급준비금은 약 3조1000억 달러(약 4377조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숫자상으로는 RMP가 연준 자산 증가와 지급준비금 관리의 한 축으로 작동해 온 셈이다.
로베르토 펄리(Roberto Perli) 뉴욕 연은 공개시장계정 매니저는 3월 연설에서 RMP가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아니라 금리 통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운용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흔들릴 때 지급준비금이 너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을 막는 장치라는 뜻이다.
한국 크립토 투자자에게는 금리 자체보다 달러 유동성의 경로가 더 직접적인 변수다. 본지는 앞서 연준 금리 경로가 국채금리와 달러 흐름을 통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위험자산의 유동성 환경과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사안은 기준금리 인하나 위험자산 가격 방향을 뜻하지 않는다. 연준의 이번 운용 일정은 9월 14일까지 적용되며, 이후 RMP 재개 여부와 규모는 다음 공개시장운영 일정에서 확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