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아시아향 현물 공급 축소로 무르반(Murban) 가격이 배럴당 97.75달러(약 13만8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중동산 원유를 들여오는 아시아 정유사에는 단기 조달비와 헤지 비용을 함께 흔드는 가격 신호로 읽힌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무르반이 이번 주 4개월 만의 고점에서 거래됐고,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약 7달러(약 9900원) 높은 프리미엄을 붙였다고 전했다. 공급 축소 폭은 이번 달과 다음 달 아시아향 현물 입찰 물량의 약 5%로 제시됐다.
배경에는 아부다비 육상 유전 정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5%라는 축소 폭은 공개된 ADNOC 공지로 따로 확인된 수치가 아니라 원문 보도 기준이다.
무르반은 ADNOC의 대표 수출 원유 등급이다. 국제거래소(ICE) 산하 ICE 퓨처스 아부다비에서 거래되는 무르반 선물의 기초자산이기도 하다.
ICE는 중동 원유의 3분의 2 이상이 아시아로 향한다고 설명한다. 무르반 프리미엄은 한 원유 등급의 가격 변동을 넘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정유사의 조달 여건과 맞닿아 있다.
이번 움직임은 7월 이후 이어진 중동 원유 거래 흐름 위에 놓여 있다. 로이터는 ADNOC이 최근 입찰에서 최소 1200만 배럴의 현물 원유를 아시아 정유사와 트레이딩 업체에 프리미엄으로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물량에는 어퍼자쿰(Upper Zakum), 다스(Das) 등이 포함됐다. 무르반 낙찰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7월 초에는 ADNOC이 입찰을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를 내놓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후 프리미엄 판매와 공급 축소 보도가 이어지면서 중동산 원유의 단기 수급이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영되는 흐름이다.
ADNOC의 가격 산정 방식 개편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ADNOC은 7월 31일 공식 발표에서 11월 1일부터 무르반, 다스, 움룰루(Umm Lulu), 어퍼자쿰의 공식판매가격 산정 기준을 기존 무르반 선물 기반 방식에서 플래츠 두바이 벤치마크 기반 방식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ADNOC의 원유 가격 산식 개편은 앞서 본지도 전한 바 있다. 이번 개편은 주요 원유 가격을 선물 기반 체계에서 두바이 벤치마크 연동 방식으로 옮기는 조치다.
기존 방식은 선적 두 달 전 가격을 반영하는 구조였다. 새 방식은 실제 선적 월에 더 가까운 기준을 적용해 현물 시장 상황을 더 크게 반영할 수 있다.
중동산 원유 거래에서 현물 입찰은 장기계약 물량을 보완하는 통로다. 정유사는 장기계약으로 기본 물량을 확보하고, 수요와 정제 마진, 재고 상황에 따라 현물 물량을 더하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조달 비용을 조정한다.
이 때문에 현물 공급 축소와 프리미엄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 구매자는 단순한 기준유 가격보다 당장 확보 가능한 물량과 입찰 경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한국 정유사에는 중동산 원유 도입 비용과 헤지 전략을 다시 따져보게 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확인된 흐름은 ADNOC의 아시아향 현물 공급 조정, 무르반 프리미엄 확대, 11월 가격 기준 개편이 같은 시기에 맞물렸다는 점이다. 가격 산정 방식 변경은 1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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