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이 820조원 이하로 편성되면 국고채 공급 부담이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초장기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오른 가운데 정부의 국고채 발행 한도와 만기별 배분이 채권시장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고채 30년물과 50년물 금리는 각각 4.751%, 4.661%로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재정 확장 기조와 국채 공급 부담, 미국 등 주요국 장기금리 상승이 함께 반영됐다.
시장 관심은 이달 말 공개될 내년도 예산안에 쏠려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7일 예정돼 있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산안이 28일이나 31일 공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예산안에는 총지출 규모와 내년도 국고채 발행 한도, 만기별 발행 계획이 담긴다. 채권시장에서는 총지출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보다 그 지출을 국채 발행으로 얼마나 조달해야 하는지가 금리 흐름에 더 직접적인 변수로 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총지출액이 810조원이면 내년도 국채 총발행량을 207조4000억원, 820조원이면 217조4000억원, 830조원이면 227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국고채 발행 규모 225조원대와 비교하면 총지출이 820조원 이하일 때 발행량 감소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본지는 앞서 2027년 총지출이 820조원 이하로 편성되면 내년 국고채 순증 물량이 올해보다 28조4000억원 이상 줄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2027년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와 국고채 발행 한도가 이달 말 채권시장의 핵심 변수라고 밝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지출액이 820조원 이하면 내년 국채 발행량은 올해 225조원 대비 8~18조원가량 줄어든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고채 순증 규모도 최소 18조원 이상 줄어 수급 불안 요인을 일부 낮출 수 있다고 봤다.
국고채 순증은 만기 상환을 위한 차환 발행분을 제외하고 국가채무 잔액을 새로 늘리는 발행분을 뜻한다. 총발행량이 같더라도 순증 규모가 작아지면 시장이 새로 흡수해야 할 부담은 줄어든다.
감소분은 초장기물에 더 크게 배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안 연구원은 국고채 2~3년물이 2조7000억원, 5~10년물이 5조1000억원 줄어드는 데 비해 20년 이상 구간은 8조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달 국고채 발행계획에서 단기물 비중이 커진 흐름이 이어지면 초장기물 축소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초장기물은 만기가 긴 만큼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의 수요에 민감하고, 발행 물량 변화가 금리 변동으로 이어지기 쉽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재정경제부에서도 최근 시장 수요 환경을 반영해 만기별 발행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총수입 증가로 국채 공급 부담이 점차 완화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국채 발행 감소가 곧바로 금리 하락을 뜻하지는 않는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간 금리가 오른 것은 수급 발작이 아니라 우리나라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대폭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 상향이 여전히 금리 상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최근 초장기물 금리에는 성장 요인과 보험사 수요 약화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변수도 남아 있다. 미국 재무부는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를 발표했고,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2007년 6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글로벌 금리는 국내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다. 국내 채권시장은 이달 말 예산안에서 총지출 규모와 국고채 발행 한도, 만기별 배분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증 출처: 연합뉴스 원문 https://www.yna.co.kr/view/AKR20260820021800008 · 뉴스핌 관련 보도 https://news.nate.com/view/20260707n06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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