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393.3원, 1300원대 안착 시험

| 김하린 기자

원·달러 환율이 11개월 만에 1300원대로 내려온 뒤 20일 오전에도 1400원 아래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 약세와 수출업체 달러 매도, 역외 투자자의 숏베팅이 겹치며 원화 강세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아시아경제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전 10시 기준 1393.3원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주간 종가는 1397.7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4.1원 하락했다.

주간 종가 기준 1300원대 진입은 지난해 9월 29일 1398.8원 이후 처음이다. 같은 해 9월 24일 1397.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환율 하락은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오른 흐름으로 읽힌다. 본지는 앞서 달러-원이 서울 외환시장에서 1397.70원에 마감한 흐름을 전했다. 당시 종가는 1410원대 흐름을 끊고 1400원 아래로 내려온 가격대였다.

하락 배경에는 수급과 대외 변수가 함께 놓였다. 수출업체가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네고 물량을 내놓으면 외환시장에는 달러 공급이 늘어난다. 통상 달러 공급 증가는 원·달러 환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진 점도 달러 약세 재료로 거론됐다. 미국 재정적자 우려가 국채금리와 달러 흐름을 흔들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제시됐다. 미국 재무부는 만기 10~30년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최대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6000억원)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중순 1500원에 진입한 뒤 지난달 2일 주간 종가 기준 1555.8원까지 올랐다. 이후 이달 들어 하락세가 뚜렷해졌고, 19일까지 8월 평균값은 1418.6원으로 집계됐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원은 "단기적 하향 안정세는 수출업체가 달러 매도 물량을 꾸준히 내놓는 수급적인 영향에 한미간 금리차가 더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우리나라의 성장률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맞물리며 환율을 밀어내린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 유입도 환율 하락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역외 투자자의 움직임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전날 같은 경우는 특정 외국계 몇곳이 달러 숏(매도)을 좀 세게 잡으며 환율이 그대로 눌려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400원선 이탈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달러 매도가 강해졌다는 해석이다.

시장에서는 1300원대 안착 여부를 두고 하방 압력과 상방 변수를 함께 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경제제재 발언이 환율 하락세를 돌려놓을 만큼의 영향을 낼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 전망을 1470원에서 1420원으로 낮추고, 하반기 저점으로 1340원을 제시했다. 다만 이 전망은 수출업체 달러 매도세와 환헤지 확대가 이어진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상방 변수도 남아 있다. 서 수석연구원은 미국 장기 국채 금리의 고금리 압력이 길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 여건이 긴축되고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환율은 원화 환산 가격을 계산할 때 확인해야 할 변수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처럼 달러로 표시되는 자산은 달러 가격이 같아도 환율이 낮아지면 원화 기준 금액이 줄어든다. 다만 개별 가상자산 가격은 달러 가격, 거래소별 수급, 국내외 가격 차이도 함께 반영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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