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억달러 된 순대외금융자산, 한은 '주가 착시' 설명

| 이도현 기자

순대외금융자산이 2026년 2분기 640억 달러(약 89조원)까지 줄어들자 한국은행이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효과가 핵심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가 커지면서 통계상 대외금융부채가 늘어난 결과라는 것이다.

신상호 한국은행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20일 한국은행 블로그에 이희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과 함께 올린 글에서 순대외금융자산 감소의 의미를 설명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2024년 말 처음 1조 달러(약 1391조원)를 넘었지만 2026년 2분기에는 640억 달러로 줄었다.

전분기 대비 감소폭은 6895억 달러(약 959조원)였다. 1994년 말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감소를 대외지급능력 약화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 과장은 “대외금융부채와 대외채무는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대외채무는 채권과 차입금처럼 만기와 상환의무가 정해진 확정 부채다.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같은 지분성 상품까지 포함한다.

국내 주가가 오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액도 함께 커진다. 이 경우 대외금융부채는 늘지만, 한국 경제가 해외에서 새로 돈을 빌렸다는 뜻은 아니다.

상환 일정이 있는 외채가 같은 폭으로 늘어난 것도 아니다. 순대외금융자산만 보면 외부 건전성이 악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구성 항목을 나눠 보면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순대외금융자산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2026년 1∼6월 경상수지 흑자 효과로 순대외금융자산이 1910억 달러(약 266조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피가 101% 올랐고, S&P500 상승률 10%를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평가액 증가가 경상수지 흑자 효과를 압도한 셈이다.

이는 국내 증시 급등이 외부 건전성 지표를 왜곡해 보이게 만든 구조다. 본지가 앞서 전한 코스피 급등 이후 증시 대기 자금 증가 흐름도 같은 시장 환경에서 나타난 변화다.

다만 주가 상승 자체가 향후 지수 방향이나 자금 흐름을 보장하는 신호는 아니다. 대외금융부채 증가가 상환 부담 증가인지, 지분성 자산 평가액 증가인지 구분해 봐야 한다.

한국은행은 해외 사례도 들었다. 신 과장은 노키아, ASML, TSMC처럼 자국 대형 수출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해당 국가의 순대외금융자산이 단기간 줄었던 사례를 언급했다.

신 과장은 “1990년대 후반 노키아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핀란드 순대외자산도 감소했는데, 전반적인 추세는 그 후 다시 상승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 반도체 주가가 더 오르거나 조정을 받는 데 따라 영향은 있겠지만, 순대외자산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수렴할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단기외채 지표는 별도로 봐야 한다는 설명도 나왔다. 신 과장은 “순대외채권은 2022년 이후 평균 3773억 달러(약 525조원)로 안정적”이라며 “2분기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6.5%로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감소한 경우는 경상수지 적자·대외차입 증가와 의미가 다르다”며 “이번 감소를 대외지급능력 약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순대외금융자산과 대외채무, 단기외채 비율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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