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2000만달러 조달 에어월렉스, IPO 시점은 시장 변수

| 이도현 기자

에어월렉스(Airwallex)가 3억2000만달러(약 4451억원)를 추가 조달해 기업가치 110억달러(약 15조3010억원)로 평가됐다. 국경 간 결제 회사로 출발한 에어월렉스는 AI 기반 금융 운영 플랫폼과 소비자 결제 지갑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에어월렉스는 6월 26일 공식 뉴스룸에서 시리즈 H 투자 라운드를 통해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라운드는 기존 투자사 애디션(Addition)이 주도했고 베일리 기포드(Baillie Gifford), 허밍버드(Hummingbird), 큐이디 인베스터(QED Investors), 티 로우 프라이스(T. Rowe Price), 하운 벤처스(Haun Ventures), 아멕스 벤처스(Amex Ventures) 등이 참여했다.

이번 평가액은 지난해 12월 80억달러(약 11조1280억원)에서 6개월 만에 110억달러로 높아진 수치다. 로이터는 이번 평가액이 직전 투자 대비 약 38% 오른 수준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조달 자금을 자율 금융과 에이전틱 커머스 제품 개발, 신규 시장 인프라 구축, 규제 기반 확대에 쓰겠다고 밝혔다. 단순 결제 처리보다 기업의 재무 운영과 소비자 결제 경험을 함께 묶는 방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새 사업의 핵심 제품은 티제로(T:0)와 에어리(Airi)다. 티제로는 회계 처리, 재무 예측, 세무, 규제 준수, 보고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 소개됐다. 에어리는 원클릭 결제를 앞세운 소비자용 디지털 지갑이다.

에어월렉스는 에어리를 에이전틱 커머스를 위한 지갑 인프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구매와 결제 과정을 수행하는 상거래 방식을 뜻한다.

잭 장(Jack Zhang) 에어월렉스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공식 발표에서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자율 금융, 에이전틱 커머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금융 인프라 구축을 더욱 빠르게 추진하며 새로운 성장 국면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 간 송금과 결제에서 출발한 회사가 기업 재무 운영 전반을 다루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뜻이다.

회사는 사업 확장 배경으로 매출과 거래액 지표를 제시했다. 에어월렉스는 2026년 3월 기준 연환산 매출이 13억달러(약 1조8083억원), 연환산 거래액이 2870억달러(약 399조2170억원)였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거래액은 120% 증가했다.

회사는 전 세계 67만6000개 이상의 기업 고객과 85개 이상의 라이선스·허가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기업이 국가별 결제망과 규제 인가를 넓혀야 하는 업종 특성상 라이선스와 현지 인프라는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한국 시장과도 접점이 있다. 로이터는 에어월렉스가 올해 한국 페이누리를 인수해 현지 결제 라이선스와 외국환업 등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에어월렉스 한국어 공식 페이지에는 에어월렉스가 대한민국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전자금융업자가 아니며, 국내 결제와 정산 서비스는 제휴 전자금융업자를 통해 제공된다는 고지가 올라와 있다.

상장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루시 류(Lucy Liu) 에어월렉스 사장은 포춘 인터뷰에서 회사가 올해 말까지 ‘IPO-ready’ 상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확정 시점은 시장 상황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최적의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어월렉스는 이번 투자 유치 이후에도 기업공개 시점을 확정하지 않았고, 제품 개발과 시장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쓰겠다고 밝혔다. 통상 후기 단계 투자 라운드는 상장 전 재무 여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 기준점을 다시 세우는 과정으로 쓰인다.

규제 검증도 남아 있다. 톰 코튼(Tom Cotton) 미국 상원의원은 6월 17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에어월렉스의 중국 투자자 지분과 미국 고객 데이터 접근 문제를 제기하며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조사를 요구했다. 에어월렉스는 6월 9일 공식 블로그에서 미국 고객 데이터가 미국에 저장되며 중국과 홍콩 직원은 해당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호주 금융정보분석기관 오스트랙(AUSTRAC)은 1월 22일 에어월렉스 지정사업그룹의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방지 의무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외부 감사인 선임을 명령했다. 에어월렉스는 별도 공식 입장에서 전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에어월렉스는 자본, 매출, 거래액에서 성장 지표를 제시했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기업공개 준비 상태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 상장 시점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정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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