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장기물 명목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약 5조5840억원)로 늘리지만, 장기 차입비용을 계속 낮추는 해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비에스자산운용(UBS Asset Management)은 자사 게시물에서 일본과 영국의 사례를 들어 정부의 채권시장 개입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운용사는 “이 원칙은 미국에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과 영국은 장기 금리에 영향을 주기 위해 채권 매입, 바이백, 발행량 조정 등을 활용해 왔다. 유비에스자산운용은 이런 조치가 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일시적인 안정을 줄 수는 있지만, 재정과 인플레이션, 채권 공급 여건이 불리할 때 차입비용을 영구적으로 낮추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백은 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시장에서 되사는 조치다. 통상 특정 만기의 유동성을 보완하거나 시장 기능을 안정시키는 데 쓰이며, 채권 가격이 오르면 금리가 내려가는 구조와 연결된다.
미국 재무부는 장기물 명목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20억 달러(약 2조792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되며, 10~20년물과 20~30년물 구간의 유동성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유비에스자산운용은 이번 조치가 미국 국채시장의 기간 프리미엄을 키운 구조적 요인을 직접 건드리지는 못한다고 봤다. 운용사는 지속적인 재정 적자, 높은 자본 수요, 가격에 더 민감한 민간 투자자 중심의 채권 보유 구조 변화를 주요 요인으로 짚었다.
기간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장기 채권을 보유할 때 요구하는 추가 보상이다. 만기가 길수록 물가와 재정,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 금리에 반영되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번 바이백 확대가 11월 초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는 점도 유비에스자산운용의 평가에 영향을 줬다. 운용사는 이 점이 영구적인 해결책보다 전술적 조치라는 해석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한국 독자에게 이 문제는 미국 국채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장기 금리는 위험자산의 평가에 직접 들어가는 할인율이며, 본지는 앞서 AI 투자 확대가 채권시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전한 바 있다.
장기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기술주와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의 가격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분석은 채권시장 개입의 한계를 설명한 것이며,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등 암호화폐 가격 방향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판단도 별도 축으로 남아 있다. 유비에스자산운용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근거로 인플레이션이 정책 당국의 주요 관심사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운용사는 “우리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한다고 보지만, 향후 지표에 따라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의 정책 방향은 정부의 시장 개입이 아닌, 인플레이션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는 재무부의 국채시장 유동성 조치와 연준의 통화정책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바이백 확대가 특정 만기 구간의 거래 여건을 개선할 수는 있어도 기준금리 판단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미국 재무부는 다음 분기 환급 발표가 예정된 11월 4일 이후 바이백 규모를 다시 안내할 계획이다. 현재 확인된 조치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의 한시적 유동성 지원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