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2026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11.05%로 상향됐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끌어올렸지만 성장 동력이 반도체와 기술 투자에 집중되면서 지속 가능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DGBAS)에 따르면, 2026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5월 9.64%에서 11.05%로 1.41%포인트 높아졌다. 주계총처는 14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GDP 잠정치와 2026~2027년 전망’에서 2분기 실질 GDP가 전년 동기 대비 12.93% 늘었고 1분기 성장률은 기존 14.55%에서 15.43%로 조정됐다고 밝혔다.
상향 조정의 중심에는 AI 공급망이 있다. 주계총처는 클라우드 모델 학습에서 추론, 에이전트형 AI, 엣지 기기로 AI 활용 범위가 넓어지며 컴퓨팅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반 AI 가속기와 맞춤형 칩 수요가 동시에 증가했고 대만 공급망의 수출도 확대됐다. 2026년 재화·서비스 실질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21.28%, 민간 고정자본형성 증가율 전망치는 11.58%로 제시됐다.
GDP는 일정 기간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부가가치 합계다. 민간 고정자본형성은 기업 설비, 건설, 지식재산 투자 등을 포함하는 투자 지표로, 이번 전망에서는 AI 관련 설비와 제조 역량 확충이 성장률을 끌어올린 축으로 풀이된다.
CNBC는 21일 보도에서 대만 경제가 글로벌 기술 투자와 AI 설비투자 사이클, 거시 경기 둔화, 지정학 변수에 취약하다는 경제학자들의 견해를 전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올해 들어 56% 넘게 오른 것으로 보도됐다.
사크티안디 수파트(Saktiandi Supaat) 메이뱅크 외환 리서치 책임자는 "올해의 예외적인 성장 속도를 너무 멀리까지 연장해 해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투자가 느려지면 수출, 제조업, 투자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제러미 탄(Jeremy Tan) 타이거펀드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는 이런 위험이 장기 성장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봤다. 캐럴라인 웡(Caroline Wong) BMI 국가위험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위험으로 글로벌 금리가 오르면 금융 여건이 타이트해지고 기술 기업의 차환 선택지가 줄어 대만 투자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도 대만 경제의 별도 부담으로 거론됐다. 웡 애널리스트는 양안 긴장이 높아지면 위험 선호가 약해질 수 있고, 투자 위축이 생기면 핵심 반도체 제조사의 고객사가 대만 외 지역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집중도는 한국 독자에게도 직접적인 관전 지점이다. 한국과 대만은 모두 AI 서버,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축으로 글로벌 기술 사이클에 노출돼 있다.
대만의 두 자릿수 성장 전망은 AI 수요가 한 경제의 성장률을 얼마나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 동시에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을수록 설비투자 둔화와 고객사 다변화 움직임에 민감해질 수 있다는 점도 드러낸다.
본지도 앞서 AI 투자의 거시경제 기여를 투자 총액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전한 바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라우드, 전력 인프라 수요가 늘더라도 GDP 성장률에 반영되는 효과는 국가별 산업 구조와 수입 의존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내수 확산도 과제로 남았다. 닉 매로(Nick Marro) EIU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술주 중심 증시 호조가 민간소비를 떠받쳤지만 실질임금은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매로 이코노미스트는 "AI 붐의 배당이 경제 전반에 고르게 퍼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성장률이 높아도 임금과 소비로 확산되는 경로가 약하면 경기 체감은 제한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호 워이 첸(Ho Woei Chen) UOB 이코노미스트는 기술 우위 유지가 장기 지속성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주계총처는 2027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6.04%로 제시했다.
검증한 공개 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2026년 2분기 GDP 전망, CNBC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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